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안건은 위원회에 상정되기도 전에 무시되기 일쑤다. 반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서아시아의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최근 벌어진 구시대적 행정 처리의 과정이다.
AFC의 경기위원은 총 11명. 위원의 국적을 살펴보면 서아시아(중동 포함)가 5명, 동아시아(한국 일본 중국)가 3명, 동남아시아(호주포함) 3명이다. UAE 출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렇다보니 AFC 위원회에서 과반수에 가까운 서아시아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우리가 요청했을때는 듣는척도 하지 않더니 서아시아에서 안건을 내자 바로 처리가 됐다"며 씁슬해 했다. 빈번이 이런일이 발생하지만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것도 문제다. 이 관계자는 "어느 국가의 프로연맹이든 AFC나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항의를 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 각국 축구협회를 거쳐 공문을 보내는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연맹의 발빠른 대처로 K-리그의 경기 일정 변동을 막기는 했지만 시대를 역행하는 AFC의 주먹구구식 행정처리에 쓴 웃음만 나온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