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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송진형 대타 찾기 '3인3색' 대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4-18 11:25


송진형의 공백을 메울 양준아 정경호 오승범(왼쪽부터).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오히려 기대되는데요."

위기는 기회다. 제주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만난다. 전력누수가 있다. '돌아온 축구천재' 송진형(25)이 나설 수 없다. FC서울과의 계약 때문이다. FC서울은 송진형을 제주에 보내며 올시즌 서울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다. 박경훈 감독은 "불만은 없다. 오히려 송진형을 보내줘서 고맙다고 최근에 서울에 전화를 하기도 했다. 알고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준비할 예정이다"고 했다.

송진형은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박경훈식 '원샷원킬' 축구의 핵심 자원이다. 올시즌 제주가 치른 전경기에 나섰다. 산토스(27), 자일(24), 호벨치(31·이상 브라질), 배일환(24)으로 이루어진 공격진에 볼을 공급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침투와 슈팅으로 제주의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이러한 송진형의 결장으로 제주 허리진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러나 박 감독은 새로운 스타탄생의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감독은 "장기레이스를 하면 부상, 징계 등 주축 선수들이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좋은 모습을 보이면 스쿼드가 더욱 두터워질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송진형의 대타 후보는 3명이다. 양준아(23) 정경호(25) 오승범(31)이 지난 라운드에서 휴식을 취한 권순형(26)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각기 다른 장점으로 박 감독에 어필하고 있다.

양준아는 1m88의 장신에 패싱력과 왼발 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지난시즌까지 제주 중원을 이끌었던 박현범(25·수원)을 연상시킨다. 중국 전지훈련에서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한 뒤, 최근 훈련에 복귀했다. 박 감독은 "부상만 없다면 주전으로 손색이 없는 선수다.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했다. 정경호는 엄청난 활동량이 장점이다. 1m68로 크지 않지만 미드필드 전지역과 윙백까지 커버할 수 있는 전술소화 능력이 일품이다. 지난주 포항과의 경기에서 1년만의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오승범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한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장점을 갖고 있다. 박 감독은 "승범이는 개인적으로 꼽는 수훈갑 중 하나다. 후반에 교체로 출전해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 감독은 경기전까지 지켜보며 경쟁을 극대화할 생각이다. 그는 "다들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무장이 잘 돼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쟁은 감독으로서 기분좋은 현상이다"며 웃었다. 울산(0대0 무)-포항(3대2 승)-서울로 이어지는 '지옥의 3연전'에서 1승1무1패를 목표로 한 제주는 이미 1승1무를 거두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서울전은 '송진형 백업 찾기'라는 미션 때문에 뜨거워지고 있다. 이래저래 제주의 올시즌은 흥미롭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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