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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이하 한국시각). 충격이었다. 24세의 건강한 축구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가슴을 움켜 쥐었다. 심장이 뛰지 않았다. 그리고 4월 17일, 가슴을 움켜 쥐었던 그의 손은 자신을 살려준 병원 관계자들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악수를 나눴다. 장난기가 가득한 천진난만한 미소를 되찾았다. 78분간 심장이 멎었다가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사람의 미소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밝았다. 하얀 치아를 드러냈다.
무암바의 퇴원 소식은 잇따른 사고 소식으로 휘청이고 있는 국제 축구계에 내린 단비와 같다. 지난 15일 이탈리아 세리에B(2부리그) 경기 중 피에르마리오 모로시니(25·리보르노)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비보로 축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무암바의 사례로 심장마비를 당한 선수들도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축구계에 퍼지고 있다.
무암바는 쓰러진지 3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고 20일 만에 다시 걷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6일에는 자신의 24번째 생일을 맞아 병상에서 생일파티를 하기도 했다. 무암바가 기적을 이뤄낸 만큼 이제 관심은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당초 심장 전문가들은 심장마비 재발 가능성을 들어 그의 그라운드 복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무암바의 의지가 강하다. 지난주 초소형 제세동기(규칙적인 심장 박동을 회복시키기 위해 흉벽을 통해 전기 충격을 심장에 전달하는 장치)를 이식받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무암바가 심장마비도 극복한 건강한 체질이라 제세동기 이식을 받고 훈련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아직 무암바의 향후 일정은 정해진 바가 없다. 무암바는 "나는 회복에 만전을 기하며 당분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그가 그라운드에 복귀한다면 멎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한 데 이어 또 하나의 기적의 스토리를 쓰게 된다. 과연 무암바가 제2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까.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