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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였다.
앙숙이자 최대 라이벌 수원과 서울,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그라운드 혈투가 전부가 아니었다. 삼성(수원)과 GS(서울), 대기업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점입가경이었다. 그룹과 그룹의 다툼은 치열했다. 양보는 없었다. 앞다투어 구단 공식 입장을 내며 신경전을 벌였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양념이었다.
수원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프로모션 영상이 도화선이 됐다. '북벌 2012 기획 영상, 승점 자판기 편'이다. 서울은 승리를 거저 주는 '승점 3점 음료'로 희화화 됐다. 수원의 라돈치치 곽희주 신세계 등이 출연했다. "정말 먹고 싶었다. 승점이 끝내 준다", "서울? 무슨 팀이에요? 농구팀이에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상대를 자극하는 수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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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그라운드에서 가려졌다. 4월 첫 날 밤의 명암은 극명했다. 수원은 떠들썩했다. 환희의 술잔이 오고갔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의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윤성효 수원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수비수 곽광선 부친의 영전에 승리를 바쳤다.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안은 서울은 아팠다. 말이 사라졌다. 뿔뿔이 흩어졌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홀로 아픔의 소줏잔을 기울였다.
시즌 첫 슈퍼매치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서울은 8월 18일 홈에서 수원과 리턴매치를 치른다. 받은 것을 그대로 돌려주겠단다. 최 감독은 "아쉽다. 돌아올 우리 홈 경기에선 반드시 설욕하고 싶다"며 복수의 칼을 다시 갈았다. 윤 감독은 "서울을 이겼다고 해서 승점 6~7점을 얻는 게 아니다. 3점일 뿐"이라고 했지만 표정에선 '유쾌, 상쾌, 통쾌'를 읽을 수 있었다.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는 삼성과 GS그룹의 자존심을 건 충돌이었다. 전운은 여전히 감돈다. 두 팀의 살벌한 분위기는 마침표가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