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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수원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고민이 컸다.
윤 감독은 최대 라이벌 서울과의 일전에서 라돈치치-스테보 조합을 들고 나왔다. 24일 제주전에서 후반 중반 라돈치치와 스테보를 함께 세우며 테스트를 거쳤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미 예상했던 바"라고 했다.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이뤄질까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제주전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조합이다. 그러나 윤 감독은 확신이 있었다. "공격력을 극대화 하려면 두 선수의 활약이 필요하다. 상대가 고민한 만큼 우리도 고민을 많이 했다."
의도는 적중했다. 수원은 웃었고, 서울은 당황했다. 라돈치치가 최전방을 책임지는 대신, 스테보는 측면으로 빠지면서 서울 수비진을 흔들었다. 투톱보다 역할을 분배하는게 낫다는 승부수였다. 서울 수비진은 라돈치치-스테보 조합에 진땀을 뺐다. 두 선수는 전반 37분 추가골을 합작했다. 라돈치치는 골키퍼 김용대와 1대1 상황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스테보에게 미련없이 패스를 연결했다. 섞이지 못할 것 같던 두 킬러가 손을 맞잡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윤 감독이 라돈치치-스테보 조합에 대한 해법을 잘 찾은 것 같다"고 평했다.
수원은 라돈치치-스테보 조합을 찾으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선수 역량에 기대는 최전방 공격에서 벗어나 역할 분배를 통한 효율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에벨톤C와 서정진이 2선 지원군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면 효과는 더욱 극대화 될 전망이다. 반면, 상대 수비진은 높이와 파워, 골 결정력까지 갖춘 라돈치치-스테보 조합에 적잖이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의 대권 탈환에 도전하는 수원과 윤 감독의 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