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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현 회장 '열정의 리더십' 강원을 춤추게 한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3-26 11:47


◇남종현 강원FC 대표이사. 사진제공=강원FC

강원FC는 지난해만 해도 시도민구단 중 가장 열악한 환경으로 꼽혔다. 급기야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이사회와 도지사가 대립하면서 파국 직전까지 갔다. 2009년 창단 직후 '3년 안에 구단 엠블럼에 앉아 있는 반달곰을 일으켜 세우겠다'던 강원의 호언장담은 그대로 묻히는 듯 했다.

하지만 2012년 현재 강원은 시도민구단 중 가장 안정적이다. 지난해 8월 강원 대표이사로 취임한 남종현 그래미 회장의 열정이 큰 몫을 했다. 취임 초기에 자본금 90억원이 잠식돼 직원 월급도 줄 형편이 못 됐던 구단 살림살이를 사재를 털어 챙겼다. 최근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그래미에서 출시하는 캔음료인 '아나주'의 수익금 전액을 구단 운영비로 쓰기로 했다. 막걸리 와인인 아나주 캔 겉면에 강원 구단 엠블럼을 삽입해 홍보 효과도 노리고 있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향후 구단이 아나주 생산공장을 운영해 자립 기반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종현 강원 대표이사(왼쪽)와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근 잭팟이 터졌다. 매년 40억원을 지원해 왔던 지역 기업 강원랜드가 후원금 규모를 100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내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 기간이 늘어나면서 숨통이 트였다. 강원랜드는 강원 구단주인 최문순 도지사가 제안한 지역사회 지원에 대한 의견을 받아들여 강원에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그동안 이사회와 날을 세웠던 최 도지사 문제를 남 회장이 잘 풀면서 자연스럽게 해결이 됐다.

남 회장은 홈 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를 관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경기장을 돌며 지역민들에 인사를 하는 등 애를 쓰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팀 전면에 너무 나서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내고 있다. 주목을 받아야 할 팀 전면에 나서는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강원 구단 관계자는 고개를 저었다. "열정이 크기 때문에 본인이 나서는 것이다. 구단 운영을 쥐락펴락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사업가 답게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내 도움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김상호 강원 감독도 한목소리를 냈다. 그는 "현역, 지도자 생활을 20년 넘게 해본 나는 신선한 충격이다. 이제껏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팀을 이끈 이를 보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단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은 내게 큰 행운이자 자극이다. 지원이 좋아진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사장의 전횡과 이를 둘러싼 갈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일부 시도민구단에 강원의 모습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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