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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치치(29·수원 삼성)의 별명은 '게으른 천재'다.
그러나 천재는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다. 거추장스런 몸짓은 하지 않는다. 한 번의 찬스에서 매 같은 집중력을 선보이면 그만이다. 라돈치치의 진가는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2년 K-리그 2라운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반 29분 오범석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올려준 크로스를 수비와 경합 과정에도 불구하고 왼발 논스톱슛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후반 33분에는 문전 쇄도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직접 추가골까지 성공시켜 전용경기장 개장경기 승리를 바랐던 친정팀 인천을 울렸다. 경기 초반 라돈치치의 실망스런 움직임에 굳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던 윤 감독은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벤치로 달려온 라돈치치를 끌어 안으며 활짝 웃었다.
인천을 2대0으로 완파한 수원은 리그 2연승을 달렸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첫 경기서 1대3으로 패했던 인천은 2연패가 됐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