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빛가람 김주영, 스타 떠난 최진한 감독의 반전 스토리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3-07 20:21 | 최종수정 2012-03-08 09:14



우려가 컸지만 기우였다. 위기는 곧 기회였다.

간판 스타를 내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한 명이 아니었다. 중원과 수비의 핵인 2명을 품에서 떠나 보냈다. '중원사령관' 윤빛가람은 성남, 중앙수비수 김주영은 서울로 이적했다. 구단 행정은 엇박자를 냈다. 잡음이 일었다. 팬들은 반발했고,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선수단은 흔들리지 않았다. 윤빛가람 김주영과 각각 트레이드 된 조재철 이재안의 적응은 빨랐다. '집권 2년차'인 최진한 경남 감독도 과거를 지웠다. 첫 발걸음은 상큼했다. 4일 대전과의 홈개막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두며 1라운드 최고의 팀에 선정됐다.

이제 첫 단추를 뀄을 뿐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도민구단 경남의 목표는 현실적이었다. 거창하게 우승을 얘기하지 않았다. 1차 목표를 8강으로 잡았다.

올시즌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됐다. 16개팀이 홈앤드어웨이로 경기를 치른 후 그룹을 구별해 운영한다. 1~8위는 그룹A, 9~16위는 그룹B로 나눠 홈앤드어웨이로 14라운드를 치른다. 그룹A의 1위가 우승, 2위가 준우승이다. 꼴찌는 8위다. 그룹B의 팀이 그룹A팀보다 승점이 높더라도 최종 순위는 9~16위다. 두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된다.

지난 시즌 8위를 차지한 경남은 그룹A에 포진하는데 사활을 걸었다.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모른다. 그룹A에 안착한 후 모험을 걸 계획이다.

희망이 크다. 축구란 묘하다. 최고의 스타만으로 11명을 꾸려도 끈끈한 조직력이 없으면 결코 빛을 발하지 못한다. 화려함에 앞서는 것이 조직력이다. 최 감독이 동계전지훈련기간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다. 그는 올시즌 슬로건으로 '베이글 축구'를 꺼내들었다. '베이비 페이스'와 글래머'의 합성어로 진용은 젊고 어리지만 탄탄한 조직력과 팀워크로 고난을 헤쳐나겠다는 의미다.

무명들이 최 감독의 반전 스토리에 붓을 들었다. 올시즌 경남의 기본 시스템은 4-4-2의 변형인 4-1-4-1 포메이션이다. 공격의 키는 개막전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한 '뉴페이스' 까이끼다. 그는 원톱과 섀도 스트라이커에 모두 설 수 있다. 미드필드에선 윤빛가람의 빈자리를 조재철이 메우고 있다. 소리없이 강했다. 뛰어난 공수 조율로 합격점을 받았다. 올림픽대표팀의 윤일록도 성장 속도가 빠르다. 수비라인의 경우 김주영이 지난해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많아 기본골격은 유지하고 있다. 최 감독은 상대에 따라 전술을 바꿔 스리백도 쓸 예정이다.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도 크지 않다. 기복없이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무기다.


"스타급 선수들의 공백을 매우려면 모든 선수들이 한발 더 뛰어야 한다. 그래서 체력훈련을 충실히 했다. 조직력을 배가시키고 전체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한 몇가지 만족스런 조합도 찾아냈다.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비록 유명한 스타선수는 없지만 젊고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탄탄한 조직력과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실력들을 가지고 있다."

현실은 늘 녹록지 않다. 기대주에서 스타로 성장하는 선수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그래서 경남의 변화에 눈길이 간다. '최진한 축구'의 실험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