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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무 감독과 전-현직 선수의 통큰 기부, 왜?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3-04 13:40


상주 상무의 박항서 감독과 전·현직 선수들이 통 큰 기부 행렬에 나섰다. 상주 지역의 유소년 축구 꿈나무를 돕고 상주시에 쌀을 기부한다. 지난해 광주에서 경남 상주로 연고지를 이전한 뒤 맞은 두 번째 시즌에 본격적인 지역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부 행렬의 첫 스타트는 지난해 상주에서 '뼈트라이커'로 제2의 축구인생을 연 김정우(전북)다. 김정우는 매달 1000만원씩 3년간 총 3600만원을 상주 상무 유소년 선수들에게 작학금을 후원하기로 했다. 김정우는 "지난해 상주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서 오늘의 내가 있다.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올해 창단된 상주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시즌 상주에 입단한 미드필더 김재성도 동참했다. 김재성은 2년동안 상주시 소년·소녀 가장들을 매달 2명씩 선정해 20만원씩 총 960만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상주에 오자마자 후원을 생각하게 됐다. 지난해까지 프로팀에서 뛰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가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때다." 김재성이 후원을 결정한 이유다. 김재성은 상주 입단과 동시에 이같은 뜻을 구단에 밝혔고 상주 구단이 직접 나서 후원자를 찾아주기로 했다. 김정우와 김재성의 후원금 전달식은 4일 광주FC와의 개막전 하프타임 때 진행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올시즌 상주의 사령탑으로 새로 부임한 박항서 감독이 통 큰 결정을 했다. 팀의 성적과 기부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생각이다. 상주의 리그 경기 승리때마다 20kg의 쌀 10가마를 상주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박 감독은 "단순히 쌀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상주시에 대한 감사와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경기를 이겨 성적이 좋으면 선수단도 좋고 시민들도 기뻐하지 않겠나. 승리의 기쁨을 조금이라도 나누고자 구단에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현직 상주 선수들과 감독의 이같은 기부 결정은 상주 지역 마케팅과 상무 구단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철 상주 단장은 "김정우 김재성 선수의 기부는 상무팀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상주 상무 선수들이 앞으로도 사회 기부문화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승부조작의 온상으로 지목된 상무 선수들이 기부 문화를 통해 직접 이미지 쇄신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또 상주시 지역 사회에 기부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본격적으로 지역 구단으로서의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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