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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한 해 예산이 1000억원에 달하는, 스포츠 종목 중 가장 큰 단체다. 축구협회장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수장인 대한체육회장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지닌 영예로운 자리다. 또 축구협회는 산하 연맹이나 다른 종목 단체 직원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직원들의 처우가 좋고, 위상이 높고, 기대치가 남다른 조직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축구는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국민 스포츠, 국기이다.
축구협회에 망신살이 뻗쳤다.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가 특정감사에 나선다. 종목 단체에 심각한 비리가 발생하거나, 단체장 혹은 이사들간의 분쟁이 있을 때나 하는 게 체육회 특정감사다. 일개 직원이 일으킨 문제 때문에 체육회가 직접 나서는 건 처음이라고 한다. 축구협회가 졸지에 문제 단체로 전락한 것이다. 아시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한국축구를 응원해 온 국민들에게 , 축구협회가 어떻게 비쳐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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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과 이회택(66) 김재한(65) 노흥섭(65) 최태열 부회장(67) 등으로 이뤄진 축구협회 수뇌부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거취에 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축구인은 물론, 국민들에게 이들 60대 축구인들은 고질불통 수구집단으로 비쳐지고 있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소통하고 고민하는 집단이 아니라, 20년 가깝게 지켜온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집단으로 보인다. 이쯤에서 조 회장 등 축구협회 수뇌부는 축구 원로로 물러나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축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