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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활주로를 왔다갔다 하고 있어요.'
2시가 넘었는데도 비행기는 출발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승무원들은 기내식을 나누어주며 조금 기다려달라고 했다. 1시간이 지나자 비행기는 활주로로 나갔다. 떠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기수를 공항쪽으로 돌렸다. 기체 결함으로 정비를 받은 뒤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승객들은 내리겠다고 아우성댔다. 오후 6시에야 비행기에서 내렸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여행사에 요청해 환불받았다. 새로운 항공편을 찾았다. 이틀뒤인 13일 저녁에 출발하는 D사의 비행기가 있었다. 한사람당 10만원이 더 비쌌지만 어쩔 수 없었다. 부쳤던 짐을 찾고 세관에도 들렀다. 행정적인 절차를 처리하는데만 3시간 이상 걸렸다. 다시 송도의 호텔로 돌아오니 밤 10시가 가까워왔다. 공항에서만 8시간 이상 보낸 선수단은 기진맥진한 채로 방으로 돌아갔다. 포항은 12일과 13일 오전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인도네시아로 가기로 결정했다.
포항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2년 연속 해외전지훈련 시작이 좋지 않다. 하지만 작년에는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등 해외전지훈련 취소가 오히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해프닝 역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위한 액땜으로 생각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