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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할 때는 좋다. 하지만 챔피언이 된 후 선수들의 요구를 다 맞추려고 하다 보면 인건비가 오르게 마련이다.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한껏 연봉 인상을 요구한다. 그런데 수입구조가 빤한 K-리그에서 인건비 상승은 구단이 팀을 운영하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걸 두고 '우승 후유증'이라고 한다. 2007년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가 그랬고, 2008년 K-리그 우승 수원 삼성도 몸살을 앓았다. 당시 차범근 수원 감독은 우승 사령탑이면서도 자진해서 연봉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전북도 올려 줄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전북은 올해 다시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관왕에 도전한다. 그러기 위해 주전급 선수의 이탈을 막았다. 당연히 선수들의 연봉을 인상해주면 인건비는 오를 수밖에 없다.
전북은 단호한 선택이 필요하다. 좋은 성적을 위해 투자를 하든지 아니면 인건비 부담이 큰 주전 선수들을 내보내면 된다. 전북은 최근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인 김정우와 J-리거 출신 수비수 이강진을 영입했다. 한 포지션에 두 명씩 세울 수 있는 '더블 스쿼드'를 꾸렸다. 전북에는 다른 구단들이 탐낼만한 선수가 많다. 다른 구단에 가면 바로 선발 투입될 정도의 선수가 어쩔 수 없이 후보 명단에 올라 있다. 그런 선수 3~4명을 팔면 수 십억원을 벌 수 있다.
전북은 수원 삼성과 FC서울에 맞먹는 명문 구단을 꿈꾼다. 우승 후유증도 슬기롭게 극복해야 진정한 리딩 클럽이 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