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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공격수 스테보(30·마케도니아)와 라돈치치(29·몬테네그로). FC서울 데얀(31·몬테네그로)과 함께 K-리그를 대표하는 구 유고연방 출신 골잡이다. 지난해 여름 스테보가 수원 유니폼을 입었고, 이번 겨울 라돈치치가 성남 일화에서 이적했다. K-리그 최강의 외국인 공격콤비, 트윈타워(라돈치치 1m92, 스테보 1m88)가 만들어졌다.
K-리그 9년 차에 귀화를 추진 중인 라돈치치는 물론, 스테보도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친숙하다. 라돈치치는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 스테보는 2007년 전북 현대에 입단하면서 한국과 인연이 시작됐다. 2009년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이기도 한 스테보는 2010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에서 뛰었다. 공백이 있었던 스테보 보다 라돈치치가 우리말에 훨씬 능숙하다. 라돈치치는 인터뷰 내내 우리말을 썼고, 주로 영어를 사용한 스테보가 말문이 막힐 때마다 거들었다.
유고연방이 깨지면서 라돈치치와 스테보의 국적이 갈렸지만 둘 다 세르비아어를 쓴다. K-리그에 오기 전 별다른 인연이 없었단다. 스테보는 "전북 입단을 앞두고 라돈치치라는 선수가 한국에서 뛰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정도"라고 했다.
한국사람 다 됐다는 이야기를 듣는 라돈치치는 외국인 선수들이 숙소에 놀러오면 한국요리를 해준다고 했다. 라돈치치가 "계란 라면을 끊여주겠다"고 하자, 스테보는 잘 알고 있다는 듯 웃음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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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보는 우리말 단어 중에 '친구'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어감 때문이 아니라 나이를 따져 '형, 동생'으로 구분 짓기 보다, 다 같이 "친구"라고 부르며 편하게 지내고 싶어서다. 스테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훈련 중에 늘 밥이 생각난다. 나는 밥이 제일 좋다"며 목소리를 높인 라돈치치는 이내 "농담이다. 정말 농담이다"며 웃었다.
"우리 둘의 공통점? 핸섬하다는 것."
골을 넣지 못하면 퇴출 될 수밖에 없는 게 외국인 공격수의 숙명이다. 스테보는 지난 4시즌 동안 94경기에서 42골-16도움, 라돈치치는 8년간 195경기에 나서 52골-19도움을 기록했다.
공격수로서 둘의 공통점을 묻자 라돈치치가 바로 "핸섬하다는 것"이라고 치고 나왔다.
스테보와 라돈치치 모두 올시즌 서로에 대한 기대가 크다. 둘은 지난해까지 주로 최전방에서 혼자 움직였다. 상대팀 수비수들의 집중마크에 시달려야 했다. 스테보는 "우리 둘이 앞에서 휘저으면 상대 수비가 분산될 것이고, 골 찬스가 이전보다 더 많이 올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라돈치치는 "스테보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해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둘에게 올 해 목표 골 수를 물었더니 조금 다른 대답이 나왔다. 스테보는 진지한 얼굴로 20골 이상을 넣겠다고 했다. 근거까지 제시했다. 지난해 후반기 13경기에서 9골을 기록했는데, 출전 경기수가 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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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험을 한 둘에게 K-리그는 어느 정도 수준의 리그일까. 스테보는 '빠른 템포와 강한 압박'을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에서 경험하기 못한 K-리그의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했다. 2007년 반 시즌 동안 J-리그 반포레 고후에서 임대생활을 했던 라돈치치는 "두말할 것 없이 아시아 최고다. J-리그가 강하다고 하지만 최근 몇년간 K-리그 팀들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휩쓴 게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했다.
곽태휘와 사샤가 무섭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이들이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하는 수비수가 있다. 스테보는 울산 현대 중앙 수비수 곽태휘를 가장 부담스러운 수비수로 꼽았고, 라돈치치는 호주 국적의 성남 사샤를 얘기했다.
지난해 후반기 팀에 합류한 스테보는 FA컵 준결승과 준플레이오프 때 곽태휘를 상대했다. 스테보는 "골문 앞에서 움직임이 정말 영리하다. 맨투맨 수비가 좋다. 악착같이 달라붙어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라돈치치는 성남 시절 동료 사샤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같이 뛰면서도 저런 수비수가 같은 팀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적으로 만난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고 했다.
화성=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