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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은 한 나라 축구의 얼굴이다. 현재이자 미래이기도 하다. A대표팀 감독이라면 갖고 있을 '베테랑과 영건 중 어느쪽에 포커스를 맞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최 감독과 조 감독이 극단적인 시각차이를 보인 것은 종착역의 시점 차이다. 최 감독은 자신의 임기를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로 못박았다. 1년6개월의 짧은 시간동안 성과를 내야한다. 당연히 실패 확률이 있는 영건들보다 완성된 선수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아시아무대만 생각하면 된다는 점도 베테랑 위주의 대표팀 구성 계획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대표 경력이 많은 베테랑들은 일본 정도를 제외하면 아시아팀과의 경기에서 져본 기억이 별로 없다. 반면 조 감독은 2014년에 있을 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를 그리고 있었다. 아시아를 넘어 월드컵에서 마주칠 유럽과 남미팀과의 대결도 염두에 뒀다.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로 새로 판을 짤려고 했다. 2년 뒤 체력적으로나, 경기력으로나 하향세에 있을 노장 선수들보다는 정점을 향해 갈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을 중용한 이유다.
두 감독의 선택을 두고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기 어렵다. 역사가 말해준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베테랑에 의존한 독일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신예를 전면에 내세운 스페인은 철저히 실패했다. '우승제조기'로 유명한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조차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베테랑과 영건 사이에서 시행착오를 계속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최강팀 구성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성향은 다음 문제다. 최 감독의 말대로 나이와 경력을 불문하고 최고의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