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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일단 쿠웨이트전(2월 29일)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31·맨유)을 부르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지성의 A대표팀 복귀 문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직전까지 계속될 논란 거리다. 박지성 은퇴 선언 이후 약 1년이 지났지만 그 자리를 메울 대체 선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축구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올릴 카드가 박지성이다. 최 감독은 실리주의자다. 쿠웨이트전 이후 박지성이 꼭 필요할 때가 있을 수 있다. 박지성 카드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한국축구는 박지성의 A대표팀 복귀를 위한 이상적인 시간을 준비하면 된다.
희생자 박지성, 스스로 복귀를 원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의 첫 번째 과제는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앞으로 최강희호가 조광래 감독 시절 때처럼 위기에 놓일 위험은 도처에 깔려 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던 허정무 감독 때도 그랬다. 박지성은 한국축구의 보물이다. 차범근 이후 박지성 만큼 한국축구의 위상을 전세계에 떨친 선수는 없다. 박지성은 지난 10년 동안 희생했지만 또 그만큼 덕을 본 것도 있다. 박지성은 국가대표 은퇴 기자회견에서 두 차례 수술했던 오른 무릎과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걸 은퇴 이유로 꼽았다. 현재 박지성의 무릎은 나쁘지 않다. 맨유의 체계적인 관리와 혹사를 피하면서 현상 유지가 되고 있다. 또 박지성이 빠져주면서 남태희 손흥민 같은 어린 후배들이 A매치에 데뷔했다. 박지성이 스스로 떠나는 결정을 했듯이 돌아오는 결정도 박지성이 해야 한다. 이영표도 박지성의 복귀 첫 조건으로 박지성의 마음을 꼽았다. 최강희 감독도 "박지성의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와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
박지성의 복귀는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당장 쿠웨이트전에 박지성을 데려오는 건 맞지 않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현재 가용한 자원을 갖고 쿠웨이트를 잡아야 한다. 50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박지성의 복귀를 거론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쿠웨이트를 잡기 위해 박지성을 부른다고 하면 맨유와 퍼거슨 감독이 이해를 못할 것이다. 적어도 태극호가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후가 박지성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다. 박지성이 후배들을 이끌고 마지막으로 감동의 드라마를 쓸 놀이터를 만들어줘야 모두가 복귀를 환영할 것이다.
박지성이 지금 같은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2014년이면 박지성의 나이 33세가 된다. 적지 않다. 모두가 그의 복귀를 원해도 박지성의 경기력이 따라주지 못하면 발탁은 어렵다. 박지성의 리더십도 좋지만 그가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복귀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후배들에게 짐이 될 뿐이다. 그의 무릎이 아프지 않고 버텨주어야 지금의 경기력도 유지된다. 퍼거슨 감독과 박지성의 향후 거취도 A대표팀 복귀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