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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연속 진출'이 구자철에게 미치는 영향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12-04 12:07


사진캡처=볼프스부르크 홈페이지

이제는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될 것 같다.

구자철은 3일(한국시각)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리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와의 15라운드 경기에 선발로 나서 5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19일 하노버전(4대1 승), 26일 아우크스부르크전(0대2 패)에 이은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다. 팀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구자철의 상승세는 전술 변화 시점부터 맞아떨어진다. 볼프스부르크는 하노버전부터 4-4-2, 4-2-3-1 포메이션에서 4-3-3 전형으로 바꿨다. 펠릭스 마가트 감독은 중용했던 조수에-트라슈 더블볼란치를 해체시키며 역동적인 팀으로 변화를 꿰했다. 트라슈는 수비 강화를 위해 오른쪽 윙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공격력이 좋은 노장 살리하미지치가 허리진에 포진됐다. 구자철은 원톱 만주키치를 보좌하는 측면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구자철은 하노버전,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생소한 측면 공격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의욕은 넘쳤지만, 뭔가 맞지 않았다. 한경기 못하면 다시 벤치로 갈지 모른다는 부담감이 짓눌린 듯 보였다. 그러나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성공한 구자철은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적극적인 플레이로 볼프스부르크의 공격을 이끌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프리롤을 맡은 구자철은 특유의 키핑력과 패싱력을 과시했다. 과감한 슈팅과 침투력도 돋보였다. 제주와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였다.

전반 구자철의 활약으로 2-0으로 앞서던 볼프스부르크는 후반 7분 수비강화를 위해 구자철을 교체시켰다. 결과적으로 이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원했던 수비 강화는 고사하고 공수밸런스가 무너져버렸다. 구자철의 부재 속에 결국 경기는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구자철의 팀내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구자철의 성공시대를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볼프스부르크는 1월이적시장동안 적극적인 선수 영입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현 4-3-3 구성과 어울리는 측면 공격수가 없기에 구자철의 경쟁자가 영입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마인츠전에서 자신감 넘치던 구자철의 모습은 볼프스부르크의 주축 선수로 손색이 없었다.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 구자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구자철은 한때 독일 언론에 의해 방출설까지 제기되며 시련의 계절을 보냈다. 그러나 최근 볼프스부르크의 선발 멤버로 자리잡기 시작하며 점점 진가를 과시하고 있다. 구자철의 분데스리가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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