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의 추는 기울었다. 전북이 열쇠를 쥐었다.
현실도 과거와 함께 호흡한다. 전북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해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처음 적용되는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0대1로 패해도 우승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갱이 존재하지 않는다. 승부의 세계에선 영원한 것이 없다. 울산은 대반전을 꿈꾸고 있다. 2009년 K-리그 정상에 오른 전북은 2년 만의 챔피언 탈환에 젖어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과 김호곤 울산 감독의 지략대결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최 감독은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며 집안 단속 중이다. 김 감독은 챔피언결정 1차전 후 처음 꺼내든 카드가 안정이다. 1일 훈련 대신 휴식을 선택했다. 6강 PO, 준 PO, PO, 챔피언결정 1차전을 거친 선수들의 회복을 위해 링거를 맞게 했다. 마지막 결전을 위한 숨고르기다.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의 대명사다. 전반에 골문을 열면 울산은 더 바빠진다. 2골을 넣어야 하는 강박감에 사로잡힌다. 서두르다보면 수비에 틈이 생기게 되고, 대량득점의 길을 마련한 수 있다.
반면 울산의 색깔은 역시 탄탄한 수비다. 중앙수비수 이재성의 경고 누적 결장에도 전력 누수는 없다. 백업인 강민수도 국가대표급 수비수다. 전반에는 안정적인 전술을 펼치며 원정 환경에 적응할 계획이다. 화끈한 우승을 바라는 전북이 전반에 골문을 열지 못하면 흔들릴 수 있다. 김 감독은 후반에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까지 공격진에 끌어올려 골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올시즌 전북의 정규리그 홈승률은 무려 80%(10승4무1패)다. K-리그에서 단연 으뜸이다. 6위로 6강 PO에 턱걸이 한 울산은 원정에서 서울, 수원, 포항을 차례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우리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전 승부는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2차전에서 90분 동안 흐트러지지 않도록 준비해 홈에서 우승하겠다." "우리가 원정경기에서 다 이겼기 때문에 원정 2차전도 자신이 있다.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 최강희-김호곤, 양팀 사령탑의 출사표다.
승리의 여신이 이변의 갈림길에 섰다. 최후에 웃는 팀은 단 한 팀이다. 4일 전주에서 2011년 K-리그 주인공이 탄생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