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팀을 J2-리그에서 J-리그로 승격시킨 윤정환 사간 도스 감독은 현역 시절과 지도자로서의 삶이 180도 다르다.
2003년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성남으로 돌아왔을 때 설 자리가 없었다. 2002년 이후 한국 축구 흐름은 거스 히딩크 감독식 체력과 압박축구로 바뀌었다. 2003년 30경기에 나섰지만, 대부분 전반만 뛰고 교체아웃됐다. 생애 첫 K-리그 우승을 맛봤지만 우승의 조연이었을 뿐이다. 1년 뒤 전북으로 이적했다. 부천 시절 코치였던 조윤환 감독 아래에서 다시 기량을 꽃피웠다. 성남 시절 1골-3도움에 그쳤던 공격 포인트도 2골-8도움으로 크게 올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05년 자신을 믿어주던 조윤환 감독이 사임하자 갈 곳이 없었다. 2006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새로운 팀은 J2-리그의 사간 도스였다.
선수 생활의 말미였다. 팀을 승격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2006년과 2007년 2시즌을 뛰며 베테랑으로 팀을 이끌었다. 비록 J-리그 승격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후회없는 시간을 보냈다. 2008년 윤정환은 미련없이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지도자로 변신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10년 9위였던 사간 도스는 남겨놓은 현재 승점 68(19승 11무 7패)로 2위에 올랐다. 3위 콘사도레 삿포로와 4위 도쿠시마가 승점 65로 그 뒤를 쫓고 있지만, 골득실차에서 +34로 삿포로(+16)와 도쿠시마(+14)보다 크게 앞서있다. 사실상 승격을 확정지었다.
윤정환의 눈은 내년 시즌을 향해있다. J-리그 잔류가 목표다. 올 시즌 보여준 역량만 유지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원하는 지도자 윤정환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