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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K-리그 챔피언십의 흥행 변수 '추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1-21 18:01


◇2011년 K-리그 챔피언십에 추위라는 변수가 생겼다. 수원 오장은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부산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임상협과 볼을 다투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1년 K-리그 챔피언십은 어느 때보다 기대를 모았다.

6강에 진출한 팀들의 면면부터 예사롭지 않다. 정규리그 1~2위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를 비롯해 FC서울, 수원 삼성,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등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팀들이 나섰다. 든든한 모기업의 지원과 탄탄한 선수층을 앞세워 6강까지 도달한 이들이 피말리는 명승부로 가을잔치를 수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서울-울산, 수원-부산의 6강 2경기는 이런 예상에서 빗나가지 않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울산이 난적 서울을 상대로 원정 승리를 따냈고, 수원은 부산과 접전 끝에 힘겹게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흥행 변수가 생겼다. 느닷없이 동장군이 찾아왔다. 12월까지 이어지는 챔피언십 일정상 추위는 언젠가는 찾아 올 것이었다. 그런데 예년보다 이른게 문제다. 6강전이 열린 19~20일에는 전국적으로 이른 한파가 몰려왔다. 서울-울산전이 열렸던 19일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20일에는 낮기온이 영상 5도 안팎에 머물렀다. 경기장에 몰아닥친 추위 탓에 선수들의 플레이는 매끄럽지 못했다. 잔치를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 뿐만 아니라 추위를 쫓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다.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관계자들도 추위 앞에서는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추위의 여파는 두 경기 관중 집계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내심 5만 관중이 기대됐던 서울-울산전에는 3만799명이 입장했고, 수원-부산전에는 2만3903명이 경기장을 찾는데 그쳤다. 당초 높은 예매율을 보였지만, 갑자기 찾아온 추위 때문에 팬들의 발길이 집에 머물렀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22일부터 추위가 잠시 물러나고 낮기온이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수원-울산 간의 준PO가 펼쳐질 23일에는 비가 예보되어 있다. 주중 저녁에 치러지는 경기라는 핸디캡에 추위, 비까지 겹친다면 그야말로 흥행 실패의 모든 조합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K-리그 관계자들은 행여나 준PO가 썰렁한 잔칫상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한 축구인은 "경기 전날 밤부터 오전 정도까지 비가 내리지 않겠느냐. 당일에 경기장에 가 봐야 추운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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