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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조광래호의 또 다른 적, 3가지 변수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1-15 14:18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레바논과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경기를 앞둔 13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훈련을 가졌다. 조광래 감독이 잔디상태를 보고 있다.
베이루트(레바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A대표팀이 마지막으로 레바논 원정경기를 치른 것은 2004년 10월이었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끈 한국은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5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최진철이 경기 시작 7분 만에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20분 뒤 수비수 실수로 동점골을 허용했다.

7년 만의 원정이라 레바논은 생소하다. 현 진용에서 2004년 원정길에 오른 선수는 조병국(베갈타 센다이)이 유일하다.

조광래호는 15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각)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5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승점 10점(3승1무)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레바논(승점 7·2승1무1패)이 2위다. 승점 차는 3점이다. 한국은 레바논전에서 승리하면 6차전(쿠웨이트·홈) 결과에 관계없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원정경기는 늘 쉽지 않다. 변수로 넘쳐난다. 조광래호의 또 다른 적은 3가지다.

첫 번째는 잔디다.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다.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곳곳이 패여있다. 잔디들 사이에는 이름 모를 잡풀들도 섞여있다. 패싱 게임을 지향하는 조광래호로서는 복병이다. 여기다 골문 바로 앞에는 잔디가 별로 없다. 사실상 맨땅이다. 볼이 골키퍼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가 된다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물론 공격수는 역이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관중이다. 레바논은 축구 열기가 대단하다. 2004년에는 관중석 정중앙엔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Hell)'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결전이 열리는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은 6만5000석 규모다. 현지 관계자는 만원관중이 예상된다고 했다. 4차전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의 분위기와 천양지차다. 응원 열기는 상대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광적이다. 태극전사들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은 수중전이다. 베이루트에는 현재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경기 시간에도 악천후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라운드 상황이 열악해 배수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빗속 혈투를 넘어야 빛을 볼 수 있다.

굴곡은 있었지만 조광래호는 중동 2연전의 첫 발걸음에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UAE를 2대0으로 꺾었다. 이제 레바논이다. 열악한 잔디, 광적인 응원, 악천후는 피할 수 없는 변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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