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조광래호는 'K-리거들의 무덤'이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입에서 극찬을 이끌어낸 당당한 K-리거다. 조 감독은 훈련 과정에서 이승기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봤다. 축구지능이 뛰어나고, 강력한 양발 슈팅 능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안정된 경기 조율도 높게 샀다.
성실함과 꾸준함은 이승기의 무기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과 에이전트 문제로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지만 프로에서 한을 풀었다. 올시즌 프로에 첫 발을 내디딘 신인임에도 자신이 뽐낸 기량은 해외파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바로 조 감독이 바라는 'K-리거상'이었다.
타이밍은 잘 들어맞았다. 해외파들이 부진을 겪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승기 카드는 딱 들어맞았다.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조커' 안정환을 '5단 기어'라고 비유한 것처럼 이승기도 그런 역할을 했다.
이승기는 15일 레바논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캡틴' 박주영(아스널)을 대신해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설 전망이다. '이승기 시프트'는 레바논전 승리를 부르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