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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지' 지동원(20)이 '지(Ji)의 전쟁'에 나섰다. 고대하던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선덜랜드 데뷔 후 가장 긴 출전시간을 기록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어 '존경하는 선배'인 박지성 선수와 '가장 보고싶은 선수'로 꼽았던 루니를 만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처음엔 신기했는데 경기장에 들어가서는 팀에 충실해야 했기 때문에 별 느낌이 없었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선발출장한 박지성은 후반 38분 교체될 때까지 약 83분간 중앙 미드필더로 팀의 승리에 공헌했다. 지동원은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리오 퍼디낸드와 비디치를 만난 소감에 대해서는 "꼭 상대해보고 싶었고 이겨보고 싶었는데 공중볼에서 많이 진 것 같아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다음은 지동원과의 인터뷰 전문.
오늘 경기를 평가한다면?
-여태껏 짧은 시간만 뛰다가 오늘 갑자기 오래 뛰어서 많이 힘들었다. 우리 팀 전술이 수비적이어서 (수비 가담을 많이 하느라) 좀 더 체력소모가 심했다. 이렇게 빨리 나갈 줄 몰랐는데 위컴 선수가 갑자기 부상을 당해서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전반엔 몸이 좀 무거웠다. 하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 수록 몸이 풀렸던 것 같다.
올 시즌 가장 긴 출전시간을 기록했는데?
-처음 들어갈 땐 다치지만 말고 열심히 뛰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까 조금 후회가 남는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경기였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후회가 남는 장면이 있다면?
-한번은 동료에게 패스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지 못하고 찬스를 그냥 날렸는데 이런 것을 통해서 조금씩 배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첫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는데 박지성 선수와 함께 뛴 소감은?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경기장에 들어가서는 팀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에 별 느낌이 없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실감이 조금 났다.
경기 전이나 중간에 박지성 선수와 이야기를 나눈 게 있나?
-어제 먼저 전화를 드렸었다. (박)지성이 형이 오늘 경기를 뛸 지도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선발로 나오셨고 평소와 조금 다른 포지션(중앙 미드필더)으로 나오셔서 놀랐다.
맨유를 좋아하는 팀으로, 루니를 보고싶은 선수로 꼽은 적이 있는데?
-경기 시작 전에는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25주년 기념식이 열리기도 하고 해서 조금 긴장했는데 경기 중에는 아무 생각 없이 경기에 집중했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퍼디낸드와 비디치를 상대해 본 소감은?
-꼭 상대해보고 싶었고 이겨보고 싶었는데 공중볼에서 많이 진 것 같아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몸싸움뿐만 아니라 (점프) 타이밍 같은 것도 차이가 많이 났다. 경기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왼쪽 윙포워드와 중앙 공격수로 번갈아가며 나오고 있는데 어느 자리가 더 잘 맞는 것 같나?
-사이드에서 플레이 할 땐 코칭스태프가 사이드에서만 플레이를 하기를 원해서 편하긴 한데, 내 장점을 좀더 보여줄 수 있는 곳은 중앙이라고 생각한다.
위컴 선수와 포지션 경쟁을 하고 있는데?
-실력으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컴 선수가 훈련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볼턴전에서도 좋았기 때문에 계속 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과 달라 불편한 점이 있다면?
-역시 언어 문제가 가장 불편한 것 같다. 오늘도 영어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는데 아직은 자신이 없다.
은사이신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6강 진출 실패 후 사의를 표명했다가 다시 철회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기사를 통해서 소식을 접했는데 (사의 표명을 철회하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전남은 정해성 감독님께서 끌어올린 팀이기 때문에 계속 잘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다.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아랍에미리트(UAE)전와 레바논전에 출전하게 되는데 각오는?
-지난 경기에서 조금 부진했고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못해서 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번에는 좋은 모습,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
맨체스터=민상기 통신원 chosuntig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