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주시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 맨 왼쪽은 스즈키 아시아축구연맹 경기국장, 오른쪽은 전북 주장 조성환. 전주=노주환 기자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진지한 표정으로 웃긴 얘기를 하는 재주가 있다. 주로 기자회견장에서 툭 던지는 한마디로 주위를 웃게 만든다. 최 감독은 5일 알 사드(카타르)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지만 여유가 넘쳤다.
그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공개 행사에 참석했다. 경고누적으로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주장 조성환도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 감독은 행사 진행자(샤힌 라흐마니 대회 미디어담당관)가 경기에 대한 소감을 얘기해달고 했다. 최 감독의 반응이 독특했다. "아직 상대가 전주에 오지도 않았다. 경기 하루전에 공식 인터뷰가 있는 걸로 안다"면서 "내가 지금 경기에 대한 소감을 말할 필요가 있나. 넌센스다. 아직 훈련을 더 해야 한다. 공식 인터뷰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똑같은 질문을 조성환에게 하자 조성환은 "감독님도 아무 말씀을 안 하시겠다는데 저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최 감독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수원 삼성전에서 난투극을 벌인 알 사드 공격수 케이타에 대한 추가 징계가 없었던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징계가 떨어져서 관련 선수가 못 나오는 경우, 케이타, 니앙 두 선수가 모두 출전할 수 있는 경우로 나눠서 준비했다"면서 "추가 징계가 없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되지만 우리가 준비하는데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AFC가 추가 징계를 미루는 걸 보고 모두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케이타는 수원과의 이 대회 4강 1차전에서 그라운드에 난입한 관중을 때렸다. 니앙도 당시 경기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었다. AFC는 1일 두 선수에게 추가 징계를 주지 않아 결승전 출전이 가능해졌다. 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