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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22·셀틱)의 다재다능함이 셀틱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레넌 감독의 시선은 공격력과 볼키핑능력, 드리블이 좋은 기성용으로 향했다. 스피드가 좋진 않지만 날카로운 크로스와 중거리 슈팅에 거는 기대가 컸다. 올시즌 늘어난 공격포인트가 이를 증명한다. 또 중앙에는 이스라엘 특급 미드필더 비람 카얄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어 기성용의 공백이 크지 않다. 기성용으로서도 나쁠 것 없다. 덕분에 18경기에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지난해 기록(4골 5도움)을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에 넘어섰다.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능력도 선보임과 동시에 몸값도 치솟고 있다. FC 서울시절 가끔 섰던 자리라 어색함도 덜하다.
하지만 체력적인 어려움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두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하는데다 쉼 없이 경기에 나서다보니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하이버니언과의 경기에서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왼쪽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와 패스는 정확도가 예전만 못했다. 좀처럼 기성용을 교체하지 않던 레넌 감독도 후반 26분만에 그를 벤치로 불러 들였다. 맥코트를 기용하며 공격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기성용의 체력을 안배해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셀틱은 끝내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 내용에 잔뜩 화가난 레넌 감독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선수들과 개인 면담을 실시할 것이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팀을 위해 공격수 역할까지 묵묵히 소화하고 있는 기성용은 예외였다. "기성용은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주는 몇 안되는 선수다"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감독의 신뢰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