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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분석]전북 현대, 알 사드에 수비력 빼고 다 앞선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0-27 14:05


전북 현대가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까지 딱 한 고비 남았다. 상대는 카타르의 알 사드. 한국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 이정수가 주전으로 뛰고 있는 클럽이다. 난투극 끝에 수원 삼성을 잡고 전북과 결승 외나무 다리에 만났다. 다음달 5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전이 열린다. 단판 승부다.

홈팀 전북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싸움이다. 스포츠조선이 다섯 가지 항목으로 나눠 분석한 전력 비교에서 전북은 알 사드에 총점에서 37대34로 앞섰다. 전북은 공격(9>7), 미드필더(8>7), 조커(7>6)에서 앞섰다. 알 사드는 수비(7>6)가 전북보다 강했다. 홈 이점, 심리전 등 외부요인(7=7)은 두 팀이 똑같았다.

전북은 경기력에서 알 사드를 압도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공격에서 전북이 알 사드보다 월등하다는 것이다. 전북은 이번 대회 11경기에서 총 31골을 터트렸다. 반면 알 사드는 몰수승(3대0)까지 포함해 11경기에서 15골에 머물렀다. 전북의 골결정력이 알 사드에 두 배 이상이었다. 물론 전북과 알 사드가 상대했던 팀들이 달라 이 수치를 그대로 맞대결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북 '닥공(닥치고 공격)'의 파괴력이 아시아 최고라는데 이의를 달기는 어렵다. 전북은 이미 두 차례 아시아 클럽 정상에 올랐던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를 3대2, 2대1로 꺾었다. 알 이티하드는 알 사드 보다 객관적으로 한 수의 팀으로 볼 수 있다.

전북은 9골로 득점 랭킹 선두인 이동국, 6골의 에닝요, 루이스(2골) 등이 파상 공격을 펼친다. 반면 알 사드는 팀내 최다 득점자가 2골로 이정수, 시디크, 니앙, 이브라힘 등이다. 수원전 난투극에 휘말렸던 케이타는 추가 징계가 예상돼 결승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전북은 확실한 해결사가 있고, 알 사드는 특출한 골잡이가 없다.

미드필더 싸움에서도 베테랑 김상식 손승준, 정 훈 황보원(중국)이 버티고 있는 전북이 약간 우세하다. 조커에서도 전북은 득점력이 좋은 김동찬 이승현 등이 버티고 있다. 전북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알 사드의 역습이다. 우루과이 출신으로 중동축구에서 잔뼈가 굵은 포사티 알 사드 감독은 지난해 알 샤밥(사우디)을 이끌고 전북을 이 대회 8강에서 꺾었던 지도자다. 포사티의 축구 스타일은 움크렸다가 전광석화 처럼 역습을 즐긴다. 따라서 수비는 무척 견고하다. 11경기에서 9실점. 전북은 11경기에서 10실점했다. 이정수가 이끄는 알 사드의 포백 수비는 알 이티하드 보다 튼튼하다. 공격적인 전북이 상대하기에 알 이티하드 보다 알 사드가 더 까다로울 수 있다. 전북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역습을 펼친 FC서울(1대3 패), 전남 드래곤즈(0대1 패)에 한 번씩 졌었다. 전북은 주장인 중앙 수비수 조성환이 경고누적으로 결승전에 못 나간다. 불안요소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경기력과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봤을 때 알 사드에 밀릴 게 전혀 없다"면서 "우리 수비가 약하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상대가 펼칠 침대축구 등의 심리전에 우리가 말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알 사드는 결승에 오르는 과정이 드라마 같았다. 세파한(이란)과의 8강 원정 1차전에서는 0대1로 졌다. 하지만 나중에 세파한이 경고누적으로 뛸 수 없는 선수가 출전한 사실이 발각돼 행운의 몰수승(3대0 알 사드 승)을 거뒀다. 홈 2차전에서 1대2로 패했지만 1·2차전 합계에서 4대2로 앞서 4강에 올랐다. 수원과의 준결승 1차전에서 사상 초유의 집단 난투극 끝에 2대0으로 승리하는 일까지 있었다.

포사티 감독은 "우리가 원정이라고 무조건 약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게임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난해 알 샤밥 감독 시절 전북과 붙었었다"고 말했다. 포사티 감독은 중동축구 전문가다. 중동 선수들은 리드하고 있을 때 일부러 그라운드에 눕는 '침대축구'에 능숙하다. 또 경기 초반 강한 몸싸움으로 상대를 자극하는 심리전에 능하다. 포사티는 그런 중동선수들의 특성을 잘 이용하는 지도자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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