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넘치는 전반이었다. 성남과 수원 모두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은 전반을 0대0으로 마쳤다. 적극적인 축구로 K-리그의 재미를 한껏 느끼게 했다.
수원은 염기훈-스테보-이상호 스리톱에 오장은-이용래-박현범이 미드필드를 지켰다. 수비는 다소 변화가 있었다. 부상중이었던 곽휘주가 중앙수비에 복귀하며 오범석이 원래 위치인 오른쪽 윙백으로 위치를 옮겼다. 왼쪽 윙백과 나머지 중앙수비 한자리는 양상민과 마토가 나섰다. 골문은 변함없이 정성룡의 몫이었다.
같은 전형이었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달랐다. 성남은 수원의 오른쪽을, 수원은 성남의 중앙을 집중공략했다. 경기 전 신태용 성남 감독은 전술적 포인트가 있다고 했다. 수원의 수비가 달라졌지만, 개의치 않겠다고 했다. 성남은 수원 오른쪽 수비 뒷공간에 포커스를 맞췄다. 홍 철은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나섰다. 중앙의 에벨찡요도 왼쪽으로 수시로 자리를 옮기며 지원했다.
수원의 해법은 중앙이었다. 성남의 중앙수비수인 김태윤과 사샤의 느린 스피드를 노린 것이다. 일단 최전방에 볼을 집중시키고 세컨드볼을 따냈다. 좌우에 있는 염기훈과 이상호도 측면뿐만 아니라 순간적으로 자리를 옮기며 중앙을 공략했다. 박현범과 오장은은 경합에서 흐른 볼을 적극적으로 차지했다. 그 결과 볼점유율은 성남이 높았지만, 수원이 위협적인 장면을 더 많이 만들어냈다.
양 팀 모두 수비보다는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전반 7분 오른쪽을 오버래핑한 오범석의 땅볼 크로스를 이상호가 슈팅한 것을 시작으로, 11분에는 김성환의 멋진 중거리슛이 이어졌다. 전반 25분과 26분 수원이 두차례 결정적 슈팅을 날렸지만, 하강진의 선방이 빛났다. 31분에는 박현범이 성남의 골문을 열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이었다. 수원 선수들이 격렬히 항의했지만, 주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탄천종합운동장에 모인 많은 팬들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반은 성남, 수원 모두 골문을 열지 못했다. 2011년 FA컵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시간은 이제 45분 남았다.
성남=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