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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스토리다. 실타래처럼 얽힌 인연들이 이야기를 만든다. 이야기는 경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과 수원의 201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전도 예외는 아니다. 서로 다른 사연들이 존재한다.
수비진으로 눈길을 돌리면 눈에 띄는 외인들이 있다. 사샤(32)와 마토(32)는 K-리그에 외국인 주장 시대를 열었다. K-리그가 출범한지 29년째지만. 여전히 용병이 주장 완장을 차는 모습은 낯설다. 그러나 사샤와 마토는 프로정신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K-리그 최초의 외국인 주장 사샤는 경조사까지 찾아다닐 정도로 토종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 간간히 주장 완장을 차는 마토도 윤성효 감독의 경상도 사투리를 알아들을 정도로 한국 문화를 잘 알고 있다. 두 선수의 리더십은 양 팀 수비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성남-수원전은 '마계대전'이라 불린다. '마계대전'은 '말 마(馬)'자와 '닭 계(鷄)'자를 이용한 조어다. 말은 성남 일화 천마(天馬)에서, 닭은 블루윙즈를 비하할 때 사용하는 '닭날개'에서 따왔다. 라이벌답게 2005년 이후 7승5무7패로 팽팽하다. 최근 성남이 자금난으로 수원과 전력차가 벌어지며 라이벌의 의미가 퇴색됐다. 수원은 성남과 라이벌로 엮이는 것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 그러나 신태용 성남 감독은 "투자, 경기장, 서포터스 등 외적으로는 뒤진다. 그러나 우리는 7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이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이길 수 있다"고 응수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