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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지' 지동원 "가드너-바슬리가 잘해준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10-12 11:55



지동원(20·선덜랜드)이 12일 오전 10시 출국을 앞두고 부천종합운동장에 나타났다. 나이키가 중등축구연맹과 함께 하는 훈련프로그램 나이키 엘리트 트레이닝 오픈 행사에 '일일강사'로 나섰다.

전날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 아랍에미리트(UAE)전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좀 피곤하지만 운동장에 오니 괜찮다"며 웃었다.

지동원은 어린 선수들 앞에서 직접 슈팅, 패스 시범을 보이며 1대1 원포인트 클리닉을 이어갔다. 피곤하다면서도 백발백중의 킬러 본능을 뽐냈다. 패스에 이은 슈팅 4개는 10초만에 모두 골망을 흔들었다.'제2의 지동원'을 꿈꾸는 중고등학교 축구선수들의 눈이 총총 빛났다. "골이 들어갔나 확인하지 말고 볼만 봐야죠." "자세를 낮게…" "디딤발을 공과 가깝게…" "컨트롤할 때 집중!" "마음을 편하게 먹고 여유있게…." 지동원 특유의 침착한 슈팅 비법들이 쏟아졌다. 30분여간의 트레이닝이 모두 끝난 후 신림고 이건희 선수가 MVP 를 수상했다. 지동원은 가장 잘한 선수보다 가장 '자신감' 넘쳤던 선수를 선택했다.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나이키 축구화를 선물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지동원은 한결같이 '자신감'을 이야기했다. 박주영과 자신의 차이도 '자신감'이라고 했다. "대표팀에서 경기할 때는 자신감이 있는데 영국에선 경기장에 많이 나가지 못하다 보니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다가서려 노력한다"면서도 "20년 그렇게 살았는데 한번에 바뀌지는 않더라고요"라면서 웃었다.

선덜랜드 훈련장에서 가장 친해진 선수는 가드너와 바슬리다. "잘해준다. 대화를 가장 많이 하는 동료"라고 소개했다. 지동원에게 패스를 주지 않아 국내 팬들의 원성을 샀던 공격수 스테판 세세뇽, 니클라스 벤트너에게는 훈련장에서 어필도 한다고 했다. "나는 패스를 많이 받으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인데 패스를 많이 받지 못해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했다. 같이 밥 먹으러 나갈 만큼 친해진 선수는 아직 없다. "영어공부를 좀더 열심히 해야할 것같다"고 했다.

돌아가자마자 16일 '캡틴' 박주영과의 아스널전을 앞두고 있다. 박주영과 서로의 몸 상태과 관리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대표팀에서 받은 에너지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아스널 임대선수인 니클라스 벤트너가 아스널전에 나서지 못하는 관계로 주전 확률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동원은 담담했다. "주영이형과 둘 다 못나가더라도 기쁠 것 같다. 경기장에서 얼굴만 봐도 너무 반가울 것같다"며 웃었다.

이날 행사에서 지동원은 어린 후배들에게 건넨 마지막 인사는 인상적이었다. "축구를 하다보면 힘든 상황이 많다. 체력적으로 숨이 넘어갈 듯 어려울 때가 있다. 그 고비가 지나가면 좀더 잘할 수 있다. 그걸 참고 하면 더 멋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 선덜랜드에서 다시 불꽃 튀는 주전 경쟁이 예고돼 있다. 후배들을 향한 진심어린 조언이자 스스로를 다잡는 말로도 들렸다.
부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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