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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과 파비안스키의 묘한 인연, 정은 넘쳤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0-06 20:52


◇조광래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주영이 인터뷰 중 밝게 웃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박주영의 아스널 동료 파비안스키가 기자회견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묘한 인연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다. 7일 또 적이 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26세 동갑내기 박주영과 우카시 파비안스키 얘기다. 창과 방패다. '캡틴' 박주영은 한국의 공격을 이끌고 있고, 파비안스키는 폴란드의 수문장이다.

둘은 청소년대표 시절 이미 만났다. 7년 전이다. 2004년 6월 부산 4개국 청소년대회에서 한국 공격수와 폴란드 골키퍼로 대결했다. 박주영이 골을 터트리지 못했지만 2대0으로 승리, 판전승을 거뒀다.

파비안스키는 2007년, 박주영은 8월 아스널에 둥지를 틀었다.

둘은 소속팀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다 옛 인연을 알게 됐다. 공교롭게 박주영과 파비안스키는 결전을 하루 앞둔 6일 선수대표로 공식 기자회견에 나란히 참석했다. 박주영은 "파비안스키가 과거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 부산 4개국 청소년 대회 때 맞붙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웃었다. 파비안스키도 "박주영과 청소년 대회를 떠올리며 '신기한 인연이구나'라는 대화를 나눴다. 만나게 된게 너무 재밌다"고 미소를 지었다.

둘의 처지는 비슷하다. 아스널에 적응 중인 박주영은 고작 1경기 출전에 그쳤다. 파비안스키는 오른 어깨 부상으로 9개월간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다. 그 사이 같은 폴란드 출신인 스체스니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올시즌 1경기 출전이 전부다.

동료의 정은 달랐다. 파비안스키는 " 추(박주영)는 정말 좋은 선수다. 기술이 훌륭할 뿐 아니라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골결정력도 뛰어나다"며 "주전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승부는 피할 수 없다. 박주영은 "지금은 팀이 생겼고, 팀과 훈련하다보니 지난번 소집보다 몸이 더 좋아졌다. 좋은 팀을 상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파비안스키도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스스로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맞불을 놓았다. 둘의 혈투는 한국-폴란드전의 이색 관전포인트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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