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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같은 거친 수비, 날카로운 킥력,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경기 운영 능력까지 삼박자가 완벽한 화음을 내고 있다. 기량이 만개했다. 기성용(22)이 셀틱의 중심으로 점점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공격적 본능까지 살리기 위해 무기의 날을 갈아야 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매일같이 산에 오르며 하체 근력을 키웠다. 결국 주특기인 중거리 슈팅에 파워와 날카로움을 더했다. 올시즌 기록한 3골 중 2골이 중거리 슈팅에서 나왔다. 레넌 감독도 매 시즌 자기 발전을 거듭하는 기성용을 보며 "18개월동안 기성용이 많이 성장했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기성용이 19일(이하 한국시각)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8라운드 레인저스와의 '올드펌 더비'에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했다. 올드펌 더비는 격렬한 태클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그라운드 위의 전쟁. 레넌 감독은 원정경기임을 감안해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4-4-2 포메이션 중 좌우 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수비가 강한 찰리 멀그루와 스콧 브라운을 기용했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기성용과 베람 카얄이 포진했다. 기성용은 수비전술의 핵심이었다. 포백 수비진 바로 위에 위치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한편, 좌우 측면으로 벌려주는 롱패스를 통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공격 포인트는 선물이었다. 넓은 시야가 돋보였다. 0-1로 뒤진 전반 42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노마크 찬스를 맞은 기성용이 욕심을 내지 않고 왼쪽 측면의 엘 카두리에게 볼을 내줬고 카두리의 왼발 슈팅이 레인저스의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통과하면서 기성용의 패스는 어시스트가 됐다. 이날까지 3골을 기록한 기성용은 정규리그 첫 도움까지 기록하며 공격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았다. 하지만 셀틱은 네이 스미스와 니키차 옐라비치, 카일 라퍼티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2대4로 패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