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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내 유럽파, 왜 이적을 모색하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09-06 15:05


남태희. 스포츠조선DB

지난달 말 구자철(22·독일 볼프스부르크)의 이적 이야기가 나오더니, 정조국(27·프랑스 오세르)과 남태희(20·프랑스 발랑시엔)가 이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구자철은 함부르크행을 원했지만 유럽리그 이적 마감 시간 직전 펠릭스 마가트 볼프스부르크 감독이 반대해 무산됐다. AS 낭시가 정조국 영입에 나선 가운데, 남태희도 이적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대표팀의 일원인 이들 유럽파 선수들이 새 팀을 찾는 이유는 딱 하나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정조국은 올시즌 4경기 중 1경기 출전에 그쳤다. 몽펠리에와의 개막전에 후반 41분 교체 출전한 게 전부다. 남태희도 비슷하다. 2경기에 교체 출전해 12분을 뛰었다. 구자철 또한 바이에른 뮌헨전 21분 교체 출전에 그쳤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6월 3일 세르비아전 후반 교체출전을 위해 대기중인 정조국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셋 모두 주전경쟁에서 밀렸는데 공교롭게도 감독 교체와 맞물려 입지가 좁아졌다. 새 감독 부임과 함께 팀이 재편되고, 팀 전술이 바뀌면서 설자리를 잃은 것이다. 남태희의 소속팀 발랑시엔은 필립 몽타니에 감독이 2010~2011시즌이 끝난 뒤 스페인 레알 소이에다드로 떠났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다니엘 산체스 감독 부임후 전력에서 제외된 모양새다. 지난 시즌 후반 주전으로 활약했던 남태희는 프리 시즌부터 주로 벤치를 지켰다.

지난해 주로 4-2-3-1 전형을 쓰던 발랑시엔은 올시즌 수비에 주안점을 두고 역습을 펼치는 4-3-3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산체스 감독은 지난해 주로 오른쪽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던 남태희의 수비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

정조국의 경우 지난 1월 자신을 영입했던 장 페르난데스 감독이 AS 낭시로 떠나고, 로랑 프루니에 감독 체제가 들어선 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르난데스 감독 시절 정조국은 거의 매경기 후반 조커로 나서 2골을 터트리며 팀의 1부 리그 잔류에 기여했다. 하지만 프루니에 감독은 이번 여름 8명의 새 얼굴을 영입해 이들 위주로 팀을 끌어가고 있다. 측면 공격수 경험이 적은 정조국으로선 활용에 한계가 있기도 하다. 프랑스 리그1은 시즌 중에도 팀당 1명씩 리그 내 임대이적이 가능하다.


4일(한국시각) 쿠웨이트시티의 모하메드 알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A대표팀 훈련에 참가한 구자철이 휴식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쿠웨이트시티=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구자철도 감독 교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구자철 영입을 결정한 분데스리가 최초의 영국인 사령탑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이 2월에 물러났다. 피에르 리트바르스키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았지만 5경기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마가트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A대표 자원인 이들이 소속팀에서 얼마나 뛸 수 있느냐가 대표팀 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면 경기감각이 떨어져 대표팀에서 제대로 활약하기 어렵다. 대표팀에서 조광래 감독이 이들의 거취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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