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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전]진화 중인 조광래호, 1년 전 되돌아보니…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9-06 14:39


조광래 A대표팀 감독. 스포츠조선 DB

시계를 딱 1년 뒤로 돌려보자.

2010년 9월 7일. 조광래 A대표팀 감독에겐 아픔이었다.

조 감독은 그해 8월 나이지리아전을 통해 공식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윤빛가람과 최효진의 연속골로 나이지리아와의 리턴매치를 2대1 승리로 장식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9월 7일 이란을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0대1 석패를 당했다. 이영표의 백패스 실수로 마수드 쇼자에이(스페인 오사수나)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당시 조 감독은 박지성(맨유) 박주영(아스널) 등 모든 해외파를 소집했지만, 아시아 맹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급기야 10월 12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도 0대0 무승부를 거두면서 조광래 축구가 도마에 올랐다. '만화축구'에 대한 비판론이 대두됐다. '만화에서만 가능할 법한 축구를 실제 그라운드에서 재현해내는 것이 실현 가능한가'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조 감독은 꿋꿋했다. 대표팀의 체질을 개선시켰다. 우선 평균 연령을 확 낮췄다. 3년 전 '허정무호'의 평균 나이는 26.4세였다. 당시 대표팀 막내는 22세 강민수였다. 그러나 현재 조광래호의 평균연령은 24.5세다. 스무살 지동원과 남태희(이상 1991년생)가 막내다. 기성용 구자철 윤빛가람 김영권 홍 철 조영철 홍정호 등 21~22세 선수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베스트11도 꾸렸다. 박지성 이영표라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했지만, 이들에게 의존했던 모습을 조금씩 벗고 있다. 이미 실력이 검증된 해외파로 베스트11을 구성해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선수들은 패스의 속도와 각 포지션별의 움직임 등 조 감독이 주문하는 축구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조광래호는 정확히 1년 만에 다시 실험대에 섰다. 무대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다. 첫 걸음은 가벼웠다. 지난 2일 레바논에 6대0 대승을 거뒀다. 조광래호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만화축구는 계속해서 그려지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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