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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축구가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전에서 북한에 2대3으로 분패하며 눈물을 삼킨 5일, 여민지(18·함안대산고)가 부상에서 돌아왔다. 복귀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펄펄 날았다. 불의의 무릎 부상만 아니었더라면 3월 키프로스컵 대회 때처럼 언니들을 따라나섰을 그녀다. 런던행 난항 소식이 누구보다 속상할 터, '지소연-여민지' 환상의 투톱을 보지 못해 아쉽다고 하자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저도 아쉬워요"라는 느릿한 한마디가 돌아왔다.
그라운드 복귀의 꿈은 그렇게 갑작스레 이뤄졌다. "5개월 쉬다가 볼을 처음 잡았는데 시야가 1~2m밖에 안돼 당황했다"며 복귀 순간을 떠올렸다. "볼 터치를 하다보니 서서히 시야가 확보되더라. 여유있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배 감독은 "통통 튀었다"는 한마디로 여민지의 복귀전을 평가했다. 특유의 탄력과 감각, 킬러 본능은 그대로였다. 오른무릎 부상을 털고 돌아온 여왕기대회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더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복귀전 멀티골로 기대에 보답했다. 어린나이에 부상과 재활, 좌절을 수없이 경험하면서도 언제나 오뚝이처럼 재기하는 제자가 기특할 따름이다. "민지는 의지가 대단히 강하다. 그냥 구경만 하라고 해도 곁눈질로 보면 늘 혼자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돌아온 여민지는 이미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오랜만에 뛰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대표팀에 들어가기 전에 체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모교를 결승에 올리고 나니 이제 슬슬 대표팀 감독님 볼 일이 걱정되는 모양이다. "최덕주 감독님이 뛰지 말라고 했는데, 아… 이제 혼날 일만 남았어요"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