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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킬러' 황선홍 감독이 본 한-일전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13 19:07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 스포츠조선DB

"한 번 진건데요 뭐."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43)은 한-일전 이야기가 나오자 시원하게 웃었다. 여러가지 의미가 담긴 미소였다.

현역시절 황 감독은 말그대로 일본킬러였다. A매치 데뷔전이었던 1988년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일본전에서 득점포를 쏘며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8강전에서는 두 골을 몰아치며 한국 최고 킬러의 진가를 입증했다. 1998년 4월 1일 서울에서 가진 평가전에서는 그림같은 가위차기슛으로 일본 골망을 갈라 팬들을 열광시켰다. 선수 황선홍은 일본만 만나면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월이 흘러 지도자로 변신한 황 감독은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돔에서 후배들이 0대3으로 무기력하게 패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봤다. 3골을 내준데 반해 1골도 넣지 못한채 패한 전례는 없었다. 축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대표팀 선배인 황 감독의 안타까움도 컸을 것이다. 그러나 황 감독은 이번 계기를 잘 살려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13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전을 앞두고 "안타까운 결과다. 하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다. 한 경기를 통해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감독은 "이번 결과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축구 저변 확대와 수준 향상 등 변화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강릉=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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