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일전(0대3 패)에 나선 조광래호 해외파들의 부진은 사실 경기 전 감지됐다. 설마했는데 현실화된 것이다.
김보경(22·일본 세레소 오사카)은 분위기 전환용으로 후반 투입됐지만 역시 마음이 들떠있었다. 구자철에게 한 차례 날카로운 킬 패스를 하긴 했지만 그 전 무리한 중거리슛으로 공격 흐름을 끊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어서 뭔가 보여주기 위해 욕심을 부린 측면이 없지 않다. '포스트 박지성'으로 불리는 김보경은 좀 더 냉정해야 했다.
이근호(26·일본 감바 오사카)는 최근 J-리그 5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골 감각이 좋았다. 초반 컨디션은 좋았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 돌파에 의존하다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영권(21·일본 오미야)과 박원재(27·전북)의 줄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왼쪽 윙백 박주호(24·스위스 바젤)도 기대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3월 대지진과 최근 마쓰다가 훈련 중 심장마비로 결국 사망하는 아픔을 겪은 일본 선수들, 특히 일본 유럽파들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혼으로 똘똘 뭉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그들 앞에서 조광래호 유럽파들은 기를 펴지 못했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