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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감을 안겨줬던 요르단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최대 수확이라 한다면 단연 홍 철(22·성남)이다.
해답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홍 철이 신 감독을 찾아와 왼쪽 윙백으로 기용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신 감독은 "홍 철이를 2일 부산과의 경기에 왼쪽 윙백으로 기용할 것이다. 당초 측면 공격수로 마음을 굳혔는데, 홍 철이 찾아와서 윙백으로 기용해 달라고 부탁하더라. 선수가 저렇게 원하는데 어쩔 수 있나"고 말했다.
홍 철은 측면공격수보다 수비수를 선호한다. 쟁쟁한 멤버들이 포진한 공격진보다 수비수가 A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에서다. 왼쪽 윙백은 이영표가 대표 은퇴를 선언한 이후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홍 철은 윤석영(전남) 김영권(일본 오미야) 등 올림픽대표팀 동료들과 '포스트 이영표'를 두고 경쟁중이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왼쪽 윙백으로 활약하는 것이 대표발탁의 지름길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신 감독은 홍철의 공격력을 포기할 생각이 없단다.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다시 측면 공격수로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홍 철은 전반기에도 성남의 왼쪽 측면 공격을 이끌며 K-리그 13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측면 공격수와 윙백, 감독의 바람과 선수의 요구 사이. 신 감독은 다재다능한 홍 철을 두고 시즌 내내 행복한 고민에 빠져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