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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인 파주NFC가 '만남의 장'으로 변했다.
그런데 안 감독의 제자는 윤빛가람이 전부가 아니었다.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정동호(21·돗토리)가 안 감독의 부름을 받고 숙소 밖으로 나왔다. 안 감독은 발로 엉덩이를 툭 차며 애정을 표시했다.
평소 이케다 세이고 올림픽대표팀 코치와 친분이 있던 안 감독이 대화를 위해 제자에게 통역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일본 생활 3년차인 정동호가 이케다 코치와 안 감독의 통역으로 변신했다. 안 감독은 이케다 코치와의 대화 중 '정동호의 보완해야 할 점'을 물었고 이케다 코치는 근력, 유연성 등 코치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동호는 워낙 순둥이라~. 빛가람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워낙 이름이 있던 애라. 뭐~." 안 감독의 한 마디에 두 제자의 표정을 엇갈렸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동호는 웃었다. 윤빛가람도 웃었다. 하지만 '아~ 코치님, 이렇게 말씀하시면 어떻해요'라는 듯한 표정도 공존했다.
부산 부경고 출신 답게 세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사투리로 진행됐다. 평소 인터뷰때 사투리를 자제하던 윤빛가람, 정동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오랜 고향 사람을 만난 듯 편한 대화가 오갔다.
안 감독은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한 마디 툭 던졌다. "너희들 때문에 모텔 신세를 져야 한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소집돼 더이상 파주NFC를 숙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두 제자는 미안했는지 이 사실이 웃겼는지 방긋 웃기만 했다. 파주의 밤은 이렇게 세 사람의 대화 속에 저물어 갔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