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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시즌에 매긴 점수 '80점'…만족없는 김도영 "만장일치? 다음 목표로 삼겠다" [잠실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4-11-26 17:30 | 최종수정 2024-11-26 18:51


MVP 시즌에 매긴 점수 '80점'…만족없는 김도영 "만장일치? 다음 목…
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MVP를 수상한 KIA 김도영이 트로피 키스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1.26/

MVP 시즌에 매긴 점수 '80점'…만족없는 김도영 "만장일치? 다음 목…
MVP 트로피를 든채 포즈를 취한 김도영. 김영록 기자

MVP 시즌에 매긴 점수 '80점'…만족없는 김도영 "만장일치? 다음 목…
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MVP를 수상한 KIA 김도영이 폭죽에 깜짝 놀라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1.26/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생애 최고의 순간, MVP는 울지 않았다. 대신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프로야구 2024시즌의 주인공은 역시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었다. 김도영은 투표인단 101표 중 95표를 받아 득표율 94.1%로 MVP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예상치 못한 수상은 아닐터.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솔직히 만장일치도 기대하긴 했다. 다음 목표는 만장일치 MVP로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타율 3위(3할4푼7리) 홈런 2위(38개) 도루 4위(40개) 타점 7위(109개) 역대 최다 득점 신기록(143개·1위) 장타율 1위(6할4푼7리) 출루율 3위(4할2푼) OPS 1위(출루율+장타율, 1.067) 등 공격 전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MVP 시즌에 매긴 점수 '80점'…만족없는 김도영 "만장일치? 다음 목…
2024 KBO 시상식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MVP를 수상한 김도영이 부상으로 받은 KIA EV9 앞에서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1.26/
최고의 개인 성적 뿐 아니라 소속팀 KIA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역대 최연소,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최연소, 내츄럴 사이클링히트 등의 대기록까지 더해졌다. 말 그대로 위대한 한 해였다.

하지만 김도영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올시즌의 점수를 스스로 매겨달라는 말에 '80점'이라고 답했다. 리그 최다 실책(30개)을 기록한 그다. "20점은 수비에서 깎았다"고 냉정하게 답했다. 코칭스태프를 향해 감사를 표할 때 특히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신 박기남 코치님"이라고 수비코치를 언급하는가 하면, "항상 겸손하겠다"며 거듭 강조했다.


MVP 시즌에 매긴 점수 '80점'…만족없는 김도영 "만장일치? 다음 목…
2024 KBO 시상식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MVP 김도영과 신인상에 뽑힌 김택연이 함께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1.26/
수비를 제외하고 김도영이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점이 있을까. 그는 "40(홈런)-40(도루)을 달성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지 않고 오히려 뿌듯하다. 만약 성공했다면, 나 자신이 야구를 너무 쉽게 보지 않았을까"라며 "다음에 더 큰 노력을 하겠다. 한타석 한타석, 더 열심히 진지하게 야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론 "사실 홈런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시즌 중에 한번씩 홈런 1위로 갈 때마다 캡쳐해놨다. 너무 신기해서"라며 좌중을 웃겼다. 이어 "(홈런왕)데이비슨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내가 홈런을 이렇게 많이 쳤나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김도영은 이날 수상 직후 이범호 KIA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관계자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표했다. "가까이에서 언제나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가족들" 이야기를 꺼낼 땐 순간 울컥하며 표정이 흔들렸지만, 울지 않았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시즌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겠다. 느낌표가 될 수 있게 더 노력하겠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MVP 시즌에 매긴 점수 '80점'…만족없는 김도영 "만장일치? 다음 목…
2024 KBO 시상식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MVP에 뽑힌 KIA 김도영이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1.26/
김도영의 트레이드마크인 '그런날 있잖아'도 꺼내들었다. 지난해 여름, 자신의 SNS에 비맞은 셀카와 함께 올린 감성충만한 글귀다. 당시 김도영은 '그런 날 있잖아 손에 우산은 있지만 비를 맞으며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고 싶은…그런 날'이라는 게시물을 올렸고, 이는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KIA 구단은 '그런날 있잖아' 문구가 담긴 기념 티셔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날은 김도영의 날이었다. 그 손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MVP 트로피가 들려있었다. 김도영은 "그런 날 있잖아요.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날이. 프로에 입문한 뒤로 제게도 숱하게 있었다"라며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던 시간들을 돌아봤다.

이어 "그때 누가 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너를 믿어라, 그리고 나중에 누군가는 널 보며 위안을 얻게 될거야' 사람들이 지금의 저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MVP 시즌에 매긴 점수 '80점'…만족없는 김도영 "만장일치? 다음 목…
26일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 MVP를 수상한 KIA 김도영이 트로피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1.26/
또 올한해 내내 '도영이 ?そ 살어야'를 외친 팬들을 향해 "많은 함성과 믿음으로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도영이는)팬들 ?そ 살어야"라는 인사도 덧붙였다.

"처음에는 이렇게 유명해질 거란 생각도 못했다. 올해는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선수'라는 얘기가 나오더라. 거기에 보답하고 싶었다. 야구장에서, 야구장 밖에서도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필요한 행동들을 많이 했다. 앞으로 나이가 들더라도, 한국 야구 발전을 이끌어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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