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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번 월드컵은 '전직 주장' 기성용(33·FC서울) 없이 16년만에 치르는 대회다. '기캡'으로 불린 기성용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역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공헌했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도 누볐다. 2019년 대표팀에서 은퇴한 기성용에게 월드컵은 떼려야 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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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브라질과 러시아에서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기성용은 "두 대회 모두 준비 과정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 대표팀이 4년 동안 같은 감독 체제로 같은 철학을 갖고 앞으로 나아갔다면, 그땐 월드컵을 1년도 안 남겨두고 감독과 선수가 바뀌었다. 브라질 때는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이 없었다. 그런 경험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러시아 때는 3패만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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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같은 팀 소속인 나상호 윤종규를 비롯해 첫 월드컵을 앞두고 떨고 있을 후배들에게 조언해 달라고 하자 "처음 10~15분이 중요하다. 자신감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나만의 루틴을 경기에 적용시켜야 한다. 그래서 첫 패스, 첫 드리블, 첫 공격, 첫 수비에 집중해 달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아무래도 손흥민 김민재 등에게 포커스가 맞춰질텐데, 그런 분위기에선 부담감이 덜한 어린 선수들이 사고를 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절친한 후배 손흥민은 카타르에서 세 번째 월드컵을 맞이한다. 누구보다 손흥민이 느낄 중압감을 이해할 기성용은 "많이 아플텐데... 흥민이는 책임감이 강한 선수다. 아마 (마스크를 끼고서라도)의지를 보일 것이다. 안타깝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며 추가 부상 없이 월드컵을 잘 마무리하길 바랐다. 카타르에서 지켜보고 싶은 선수로는 미드필더 황인범을 골랐다. "서울에서 같이 공을 찰 때 즐거웠다. 워낙 성실하고 재능이 있는 선수라 월드컵에서도 기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나와 같은 포지션이기도 해서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이 12년만에 원정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12년 전 한국의 발목을 잡은 우루과이를 넘어야 한다. 기성용은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 결과가 중요하다. 그 경기에 따라 조별리그 양상이 바뀔 수 있다"며 "우루과이가 좋은 선수가 많고, 남미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를 펼치지만, 우리 대표팀 능력이라면 상대를 충분히 괴롭힐 수 있다고 본다. 대등하게 싸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