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종합]"아내·아이로 완전히 바뀐 나"…'죽임밤' 양동근, 연기와 삶의 이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9-25 13:1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아내와 아이가 제 인생을 바뀌었죠." 배우 양동근이 달라졌다.

여고 동창생들이 살기 위해 죽지 않는 존재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전대미문의 대결을 그리는 코믹 스릴러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신정원 감독, ㈜브라더픽쳐스·TCO㈜더콘텐츠온 제작). 극중 닥터 장 역을 맡은 양동근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9살에 연기를 시작해 '서울 뚝배기', '형' 등으로 전국적인 사랑을 받은 후, 성인 연기자로써 지금까지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보그맘', '국민 여러분',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영화 '수취인불명', '와일드카드', '퍼펙트게임' 등의 작품으로 매번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여온 양동근. 힙합 가수부터 배우까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원조 만능엔터테이너인 그가 올 추석 신들린 코믹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을 에정이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닥터 장은 똘끼 넘치는 미스터리 연구소 소장. 처음에는 흥신소를 운영하며 불륜 현장을 포착하는 게 주된 업무였으나 미스터리한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 후 자신만의 방법으로 연구를 계속 해오고 있다. 그러던 중 남편의 수상한 행적을 파헤쳐달라는 소희의 의뢰를 받아 그녀의 남편이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린다.
이날 양동근은 독특한 설정이 눈길을 끄는 작품인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에 대해 "기대 자체를 할 수가 없는 작품이었다. 장르부터 제 역량으로는 할 수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늘상 제가 했던 식의 캐릭터였다면 제가 준비한 만큼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신정원 감독님 자체가 너무 독특하다. 감독님만의 코드가 있다. 우리가 모든 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사실 감독님의 코드가 저는 이해 할 수 없는 코드였다. 사전에 감독님의 코드를 이해하기에는 평소에 감독님의 너무 말이 없으시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현장에 임할 때부터 어떻게 나올지 가늠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조건 감독님의 디렉션에 충실해보자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현장에서 오히려 제가 뭔가를 준비한다기 보다는 비우고 갔다. 감독님이 디렉션을 주시던지 마음에 준비를 하고 갔다"고 말했다.

극중 가장 큰 코미디를 담당하는 그는 "아직도 제 부분이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시는 게 이해가 안된다. 사실 저는 아직도 왜 웃긴건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해 취재진을 폭소하게 했다. 이어 "하지만 그래도 감독님의 디렉션에 충실했던게 먹혔다고 생각한다. 반응이 좋아서 대만족이다"고 덧붙였다.

이해가 되지 않는 유머 코드의 작품임에도 출연을 선택해 최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묻자 "제가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사실 예전에는 내가 이해되지 않고 몰입되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았다. 못하겠다는 생각을 먼저했다. 그런데 제가 많이 바뀌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제는 생활직 연기자가 됐다. 연기자는 기술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기를 낳고 난 후 가정을 이끌기 위해 어떤 역할이도, 이해하지 않더라도 모든 해보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이 작품도 미지의 세계이고 한 번 부딪혀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재적으로 외계인을 다뤘다는게 희소성이 있다는 생각에 구미가 당긴 부분도 분명히 있다. 일단 대본이 슉 넘어갔다. 계속 해프닝이 이어지는 부분에서 재미를 느꼈다"고 작품에 대한 매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닥터 장 캐릭터의 코미디 연기가 쉽지는 않았다는 양동근. 그는 과거 '논스톱'이 구리구리 캐릭터로 보여줬던 자연스러웠던 코미디 연기에 대해 이약를 꺼내자 "사실 제가 구리구리 캐릭터 할 때 많은 분들이 제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더라. 저는 그때도 굉장히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대본에 있으면 카메라 앞에서 할 뿐이다. 지금도 진지충이지만 그때도 진지충이었다. 그때부터 제가 재미있는 사람인줄 알고 다가오셨다가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을 더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어느 시점인지는 모르지만,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저와 눈을 마주치면 웃으시더라. 평소에는 사람들이 저에게 다가오기 힘들어보인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서부터 저를 보면 피식피식 웃으시더라"며 "그리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내 캐릭터가 뭔가 고민을 하게 됐다. 나에게 있어 재미있는 모습을 좋아한다면, 즐거움을 드리는게 미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이번에도 제가 코믹 연기가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만든 설정이 있으니까 믿음을 갖고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양동근은 아내와 결혼으로 인해 자신의 삶과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과거에는 더욱더 내성적이고 표현도 잘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는 그는 "하지만 그건 혼자 살때의 성격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혼하고도 사실 와이프에게 말이 없고 재미없다고 많이 혼났다"고 말했다. "사실 저는 예능을 보지도 안고 거부감도 잇었다. 그런데 아내가 예능을 너무 좋아한다. 와이프의 코드를 알기 위해 저도 진짜 열심히 봤다. 그리고 와이프가 예능을 좋아하니까 나도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예능 좀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 선택한 프로그램이 '쇼미더머니'였다. 저 또한 도전을 한 거다. 그 후에 어떠한 예능이든 장르든 도전해보는 성격으로 바뀌었다. 이젠 말 많아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이제 저를 위한 삶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게 오히려 제가 새로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결혼이 저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새로운 삶을 준 것 같다. 예전의 양동근은 없어진 셈이다. 예전의 나를 많이 버렸다"며 웃었다.


양동근은 모든 사람들의 인생작이자 자신의 대표작인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라 자신의 꼬리표였던 시간이 있었다고도 고백했다. "근 20년 동안 저는 '네 멋대로 해라'와의 싸움이었다"는 양동근은 "그때의 홈런이 저의 연기 인생의 기준이 되어버린 거다. 20년 동안 딜레마였다"며 "내가 이걸 어떻게 벗어날까 고민도 컸다. 하지만 그냥 받아들이게 됐다. 홈런이 아니라도 번트로도 팀을 승리하게 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네 멋대로 해라'는 넘어갈 수도 없고, 그런 작품을 다시 또 만날 수도 없을 것 같다. 배우로서 그런 작품은 그것 하나로 됐다는 생각을 하게 ?磯? 저는 이제 '네 멋대로 해라'에 기준이나 가치를 두지 않는다"며 "이제 그 작품에서 좀 자유로워 진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남자 배우는 40부터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제가 이제 40이 됐는데, 배우 인생도 지금부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이를 먹고 가정이 생기고 연기와 작품을 바라보는 생각 자체가 바뀌었다는 그는 "30년 기술직 연기자로서 뭐든지 도전하게 됐다. 20대 때는 정신적인 것에 힘을 쏟아서 소진이 되더라. 예전에는 뭐든 메소드적으로 접근하게 되서 너무 힘들었다. 연기 방식도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썼다. 그런데 연기는 기술직이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졌다"며 "어렸을 때 봐왔던 선배 연기자분들의 마음이 어땠는지 지금 이제 이해가 되더라. 어렸을 때는 정말 기술로 연기를 하시는 선배님들은 보면서 감히 '저게 연기야?'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게 뭔지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로 독보적인 장르와 스타일을 개척한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이정현, 김성오, 서영희, 양동근, 이미도 등이 출연한다. 오는 29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TCO(주)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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