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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컵 인터뷰]'배구여제' 김연경 나비효과 "10년 만에 복귀 설??嗤? 팬들 없어 연습경기 같은 느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08-30 16:23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KOVO컵 여자부 대회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가 열렸다. 2세트 서브 득점을 성공시키며 기뻐하고 있는 김연경. 제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8.30/

[제천=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2010년 한국배구연맹(KOVO) 컵 대회 출전 이후 국내 무대에서 김연경(32·흥국생명)이 V리그 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건 10년 만이었다. 10년 사이 김연경은 세계에서 가장 배구를 잘하는 여자선수, '배구여제'로 평가받고 있다. 선수도, 팬들도, 배구 관계자들도 모두가 설레였다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2020년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개막전에선 모든 시선이 김연경에게 쏠렸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와 탄식이 쏟아졌다. 복귀전은 화려하게 장식됐다. 김연경은 블로킹와 서브 에이스 각각 1개씩을 포함해 7득점으로 팀의 세트스코어 3대0(25-15, 25-13, 25-22)으로 완승을 이끌었다.

몸 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경기가 열리기 전 김연경의 선발출전을 예고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은 7월 중순부터 볼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완전하지 않다. 그 동안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고, 본인이 만족하지는 않지만 경기하는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구여제'는 '배구여제'였다.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전위와 후위에서 제 몫을 다했다. 첫 공격은 1세트 0-0인 상황에서 나왔다. 그러나 왼쪽 측면에서 오픈 공격을 때렸는데 현대건설 레프트 고예림이 디그로 걷어올렸다. 그러나 곧바로 10년 만에 첫 득점을 올렸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서 강력한 공격을 성공시켰다.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KOVO컵 여자부 대회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가 열렸다. 수비하고 있는 김연경. 제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8.30/
김연경이 전위에 있을 때는 센터 김세영과 함께 가공할 만한 높이를 구축했다. 1세트 16-13으로 앞선 상황에선 상대의 다소 긴 리시브를 세터 이나연이 이단으로 넘기려고 했지만 김연경이 큰 키로 막아내기도.

2세트에선 첫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7-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시도한 플로트 서브가 상대 리베로 김주하를 뚫고 서브 라인에 떨어졌다. 특히 김연경의 가치는 2세트 후반에 폭발했다. 18-12로 앞선 상황에서 메가 랠리가 펼쳐졌는데 김연경이 후위에서 결정적 디그로 득점을 따내는데 견인했다.

김연경 한 명으로 흥국생명의 모든 선수가 살아났다. 주포 이재영은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으면서 이날 19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KOVO컵 여자부 대회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가 열렸다. 동료의 득점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는 김연경. 제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8.30/
경기가 끝난 뒤 김연경은 "사실 복귀전을 치르기 전까지만 해도 '한다, 한다'는 얘기만 있어서 부담감도 있었다.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보컵 출전 여부에 대해 감독님, 구단과 얘기를 많이 했었다. 몸 상태가 생갭다 빨리 올라왔고 컵 대회 준비 과정 속에서 100% 최선을 다했다. 실전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연습경기를 통해 감각을 끌어올렸다. 다행이다. 첫 경기였고 관중이 없다보니 분위기가 다운되는 것이 있지만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에겐 반가움과 부담감, 아쉬움이 공존한 하루였다. 김연경은 "그냥 선수들을 보면 반갑다. KGC인삼공사의 오지영과 (한)송이 언니를 보니 너무 반갑더라. 또 예전에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황)연주 언니가 상대 팀에 있었고, 대표팀 동료인 (양)효진이는 같은 편이었는데 다른 편에서 뛰는 걸 보니 많이 새로웠다"고 전했다.

대표팀 때보다는 부담감이 덜하다. 김연경은 "감독님이 하시는 부분이 있고 내 역할이 있다. 확실히 대표팀 때의 무게감 보다는 다른 것 같다. 많이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원래 있었던 시스템 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장착된 흥국생명은 이날 '언터처블'임이 증명됐다. 경기 전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흥국생명과 연습경기를 해봤는데 빈틈이 없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 김연경은 "모든 분들이 우리 팀이 잘한다고 하지만 코트에서 뛰면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뭔가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퍼포먼스보다는 팀적인 부분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른 팀들도 막강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연경에게 코로나 19 여파로 발생한 무관중은 아쉬움이었다. KOVO는 팬들의 랜선응원을 제작했지만, 경기장에는 선수들의 목소리만 울려퍼졌다. 김연경은 "팬들이 있었다면 뭔가 더 설레고 긴장감이 감돌 수 있었을 것이다. 팬들이 함께 했을 때 그런 느낌이 배가 됐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했다. 그러나 팬들이 없어 연습경기 같은 느낌이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제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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