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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정선희가 故안재환을 떠나보냈을 당시 심정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결혼을 하고 나서 한 사람의 영혼을 내 인생에 받아들인다는 거에 대한 무게감을 직접적으로 느꼈다. 이 사람이 왔던 발걸음이 모두 나에게 오는 거구나. 이 사람의 가족들까지 다 나에게 오는 거구나라고 느꼈다"며 "어려움은 있었어도 환경적인 차이도 있었어도 그게 극복 못 할 대상이겠나 싶었는데 모르고 있던 부분까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금전적인 문제로 엄청나게 우울감을 겪고 있었고, 다른 모든 것들보다 금전적인 것들이 성큼 이 사람을 갉아먹고 있었다는 것도 사실 몰랐다. 왜냐하면 일이 너무 바빴다. 그랬는데 결혼한 지 10개월 후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실감이 안 났다"고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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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부정에 이어 죄책감도 들었다는 정선희는 "내가 안 된다고 그래서인가. 내가 돈을 마련해주지 않아서인가. 내가 그때 조금 쌀쌀맞게 얘기해서인가. 내 모든 행동에 대한 복기가 시작됐다. 어디서부터 단초가 잘못돼서 남편이 그런 선택을 했을까. 나로 인한 것이지 않을까. 이건 정말 피를 말린다. 바꿀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고 나서 어느 날 문득 이 사람이 사라졌다는 상실감. 신혼 10개월이면 한참 사랑하는 시기 아니냐. 아무리 부부싸움 해도 사랑한다는 근본적인 마음이 지배할 때인데 보고 싶다는 마음과 슬픔이 뒤죽박죽으로 엉켰다"고 말했다.
그는 "그 와중에 슬슬 누군가가 십자가에 못 박을 대상을 찾았고 그게 나였던 거다. '쟤 때문이다', '쟤가 입을 잘못 놀려서다', '쟤가 뭔가 문제가 있어서다', '쟤네 둘이 같이 납치됐는데 쟤만 돈 주고 풀려난 거래' 등의 유언비어가 실제 기사로도 나갔다. 지금보다 훨씬 상도가 없었던 정말 아비규환이었을 때였다. 사정을 뻔히 아는 사람도 의혹의 눈초리로 날 보는 거 같았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때 나는 참고인 진술이 아니라 마치 가해자의 선상에서 취조당하는 거 같은 느낌으로 정말 하지 않아도 될 경험들을 하고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했다. 나의 마땅한 권리조차, 유가족의 권리조차 없었고, 그 사람의 가족에게 무언가를 해명해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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