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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이형택이 '묻지마 폭행'을 받았다는 아들의 전화에 아연실색했지만 사실 보이스피싱이었다는 회상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수안은 "고마운데 첫째는 곧 미국에 나가고 둘째는 외국 로봇 대회, 셋째는 중국 테니스 대회로 다들 같이 있을 시간이 없지 않았냐. 오늘 같은 날은 조금 늦게 일어나서 같이 아점을 먹어야지. 혼아침 댓바람부터 혼자 신이 나서 이러면... 그러고나서 혼자 골프 즐기겠다고 나가려는 거 아니냐"라 차분하게 따져물었다. 이형택은 "그건 오해다. 내가 즐기려는 게 아니라 테스트다. 무릎이 괜찮은지 보려는 거다"라 둘러댔다.
어떻게든 핑계를 대보려고 했지만 이수안은 만만치 않았다. 이수안은 "아이들과 대화가 없지 않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라며 "약속 취소하면 안돼?"라 물었다. 이형택은 "오래전에 해서"라며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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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은 "골프 나가기 며칠 전에 얘기 안하냐"라며 이형택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형택은 "말하긴 하는데 그게 오늘일 거라 생각을 안한 거다"라 했다. 김구라는 "그걸 모를린 없고 일부러 말을 쓱 흘린 거다"라며 웃었다. 이형택은 "여기는 뭘 속일 수가 없다"며 머쓱해 했다.
이형택은 시원하게 탁 트인 야외 스크린 골프장에 도착했다. 이형택은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재밌겠는데?"라며 좋아했다. 무릎 수술 후 6개월 만에 잡은 골프채. 평소 프로급 퍼팅을 자랑했던 이형택에 김구라 역시 "잘친다"며 인정했다.
그때 골프 동반자 홍성흔도 등장했다. 이형택과 홍성흔은 평소 티격태격하며 절친 케미를 보여준 바 있다. 2000년 시드니에서부터 인연으로 둘도 없는 골프 짝꿍인 두 사람.
홍성흔은 "형 집에서 잘 못하냐. 결혼 21년차가 아직까지 나오는데 눈치를 보냐. 미안한 마음은 가져야 하는데 나와서까지 그러냐. 형수 생각하는 마음에 공이 안맞는 거다"라 타박했다. 이어 홍성흔과 이형택의 기싸움이 계속됐다. 두 사람은 애장품을 두고 골프 대결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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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해 했던 홍성흔은 등장한 아내에게 꼼짝도 하지 못했다. 뒤이어 온 이수안도 "요즘 둘째가 17살인데 아빠랑 관계가 약간 삐거덕거려서 제가 있는 동안에 풀어줄 계획이었는데 난데없이 약속 잡혔다고 나간다 하더라. 그래서 기분이 너무 안좋으니까 계속 빨리 들어오라고, 가족과 함께하길 바란 거다. 근데 또 저를 이렇게 갑작스럽게 불러내네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홍성흔은 "형은 갱년기나 나랑 비슷해"라 했지만 이형택은 "사춘기인 건 알지만 선을 넘으면 못참는다"라 항변했다. 엄마 이수안은 이형택의 방식에 불만이 있었다.
고2 둘째 아들은 사춘기가 조금 늦게 왔다고. 이형택은 "최근 로봇대회를 나가서 메달을 따면 3D 프린터기를 사주겠다고 했는데 우승을 한 거다. 구매신청을 했는데 해외 발송으로 시간이 길어졌다. 가족 외식하려고 하는데 아들이 '난 집에 있을래'라 하더라. 그래서 그때마다 '주문 취소한다'라 했다"라 했고 모두가 "진짜 치사하다"라고 입을 모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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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은 "근데 딱 하나 기억에 남는 게 내가 다리 수술하고 나서 조문을 갔는데 아들에게서 연락이 온 거다. '웬일로?'하고 받았는데 막 울면서 '아빠 나 다리 부러졌어'하는 거다"라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몰라 지나가던 아저씨가 때려서 부러졌어'라는 거다. 놀란 마음에 당장 달려가려 했지만 정신없이 횡설수설하더라. 약간 느낌이 이상하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보이스피싱인 거였다"라 했다. 아들 목소리를 알아보지 못한 것. 이형택은 "난 그것도 모르고 아들이 날 먼저 찾아줘서 감동 받았다"라 했고 홍성흔은 "얼마나 아들과 교류가 없었으면 아들 목소리도 모르냐"라며 놀렸다.
이형택은 "'그래도 아들이 위험할 땐 아빠를 찾는 구나' 했더니 그게 보이스피싱이었다"라고 씁쓸해 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