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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많은 BL(Boys Love)물이 쏟아지고 흥하는 오늘날이지만, 12년 전만 해도 동성애 코드는 낯선 것이 사실이었다. 당시 가수 케이윌의 '이러지마 제발' 뮤직비디오 속 배우 서인국과 안재현의 가슴 절절한 위태로운 이야기가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을 얻은 바다. 12년이 지난 현재, 해당 뮤직비디오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케이윌이 6년 만에 내놓는 신곡 뮤직비디를 '이러지마 제발' 뮤직비디오 속편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어 "윤상 선배님과 작업하고 싶다고 해서 전화를 드렸다. 그래서 여러 곡이 나왔는데, 내가 하면 마이너 곡도 좋겠다고 하시더라. 저도 윤상이라는 옷을 입고 싶어서 한다고 했다. 같이 멜로디를 만드는 과정에서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가 타이틀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가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과정을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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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티저에 대해서는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듣게 하는 것에 큰 역할을 하는데, 티저는 뮤직비디오를 보게 하는 것이다. 티저를 보면 뮤직비디오를 안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략이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러지마 제발'의 속편이다. 최근 무대에서 대중분께 '이러지마 제발'을 부르게 될 때, 뮤직비디오 관련 얘기를 하고는 한다. 스포일러를 걱정해서 물어보는데 '남들은 겪고 나는 아직 모르는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속편이 있다고도 귀띔했다"라고 자부했다.
이어 "마이너풍의 장르가 타이틀곡을 가면서, '이러지마 제발'이 전작 가운데 유일한 마이너풍이라 생각했었다. 분위기를 이어가볼 수 있겠다고 봤다"라며 "공교롭게도 안재현 씨에게 연락이 왔고, 서인국 씨는 콘텐츠로 만나게 되면서, 다 재밌겠다고 해줬다"라고 세 사람이 다시 만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순위권도 기대케 한다. 케이윌은 "저에게 누구는 발라드를 기대하고, 누구는 이지리스닝, 누구는 힙합, 누구는 경쾌한 미디엄템포를 기대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마이너곡에 연계되면서 뮤직비디오를 이렇게 해봐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재밌겠더라. 스스로 설렘이 생기고,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가 궁금해졌다. 전작을 봤던 분들이 관심 가져주실 것 같은데,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런가 하면, 6년 만에 발표하는 신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공백이 길어진 근황에 대해 ""재재계약하고 앨범이 안 나왔다. 그렇다고 앨범이 안 나왔지만 활동을 안 한 것은 아니었다"는 케이윌은 "그 사이에 뮤지컬도 있었고, 팬데믹이 있기도 했다. 그전에는 앨범을 내고 공연하는 게 10년간 루틴화 했다. 근데 팬데믹으로 무너지더라. 공교롭게도 그 시기에 안식년처럼 쉬고 싶었다. 당시에는 내가 해보고 싶은 게 뭐가 있지, 쉴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해외에는 나갈 순 없는 애매한 상황이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하 다가 뮤지컬 제안이 들어와서, 지금 작품의 초연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피지컬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시대 흐름상 안 맞더라. 과한 투자를 하게 되니까. 그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도 많이 하면서, 부담이 점점 됐다. 원래도 가볍게 싱글을 발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나가는 거니 회사에서 싱글보다 앨범이면 좋겠다고 하더라. 사실 회사 입장에서 가수에게 쉽지 않을 일이라 생각해서 감사하기도 했는데, 그런 만큼 되게 부담스럽더라.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생각이 정리되고, 나름의 확신을 가지게 되면서 시간이 6년 걸린 것 같더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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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근데 봄가을이 짧아지기도 했다"라면서도 "근데 진짜 벌써 더워져서 불안하더라. 봄은 거의 없고, 계절이 바뀌고 있다. 봄 살짝 있고 여름 잠깐, 그리고 장마가 왔다가 가을이 온다. 비가 곧 오기 시작할 것이다. 제가 예전에 장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로 1등한 적이 있다. 그때 (김)동률이 형을 이겼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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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보를 통해 얻고 싶은 성과 역시도 수치적인 것보다는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케이윌은 "물론 좋은 평가를 듣는다면 좋겠지만, 발표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달성한 것 같다. 가수로 행보를 이어감에 있어 결과물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필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실패라고 생각했다. 성과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프로모션도 안 할 수는 없다. 그 가운데 차트, 음악방송 등 1위를 못 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이전과 비교할 수도 있는데, 그 성패에서 벗어나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