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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의 뭐가 문제니] 음주가 쉬워? 현실도 예능도 드라마도 '술술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4-05-21 14:17 | 최종수정 2024-05-22 06:00


[문지연의 뭐가 문제니] 음주가 쉬워? 현실도 예능도 드라마도 '술술술'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강남=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5.21/

현실도 예능도 드라마도 '술술술'이다.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사고가 연예계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음주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술'은 이전부터 출연자의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재로 자주 등장해온 바 있다. 출연자들이 술을 마시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결과적으로는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는 것이 효과적으로 그려졌던 것도 사실. 이에 최근에는 유튜브와 TV예능을 중심으로 스타들이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등장하며 '음주'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중이다.

조현아의 '목요일 밤'이나 지상렬의 '술먹지상렬', 신동엽의 '짠한형' 등이 줄줄이 유튜브로 공개되고 BTS(방탄소년단) 슈가가 진행하는 '슈취타(슈가와 취하는 타임)',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등이 공개됐을 당시에는 아이돌, 청춘 스타들의 등장이 번번히 이뤄졌고, 갓 스무 살을 넘긴 스타들이 음주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도 그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해당 방송들은 성인들만 시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시청 층이 넓기 때문에 어린 시청자들이 무분별하게 음주 방송에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등에서는 음주 장면이 한 회에도 몇 번씩 등장하며 이미 시청자들 사이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대호의 음주 장면을 포함해 지효의 낮술, 아침 술 등이 등장했고 안재현은 등장하자마자 하루 네 번의 술을 마시면서 "너무 많이 마시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샀다. 심지어 '나 혼자 산다'는 청소년도 시청이 가능한 '15세 이용가'이기에 청소년들에게 음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문지연의 뭐가 문제니] 음주가 쉬워? 현실도 예능도 드라마도 '술술술'
이 같은 우려를 증명이라도 하듯 연예가에서는 음주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중이다. 현실에서의 음주 사고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 연예인들이 줄줄이 음주 운전 사고를 내는 모습들은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최근 가수 김호중은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비조치)를 받는 중이다. 당시에는 음주 사실을 전면 부인했지만, 사고가 난지 열흘 뒤인 19일, 음주를 인정하면서 질타를 받았다. 심지어 사고를 낸 이후에 콘서트를 정상 개최하면서 뻔뻔한 모습을 보이다가 인정한 뒤에는 수수료 없이 티켓을 취소해주는 등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령자 팬이 많은 김호중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한 대중의 분노도 거세지는 중이다.


[문지연의 뭐가 문제니] 음주가 쉬워? 현실도 예능도 드라마도 '술술술'
현실도 문제인데 드라마 상에서도 음주운전을 우습게 보는 듯한 모습이 공개됐다. 19일 방송됐던 tvN 드라마 '졸업' 4회에서는 서혜진(정려원)이 동료 교사와 술을 마시는 모습이 등장했고, 이후에 학원으로 돌아간 서혜진이 후배 이준호(위하준)와 강의를 준비하고는 차를 운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서혜진이 한 것이 음주운전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랐고, tvN은 VOD와 재방송에서 서혜진이 술을 마시는 장면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사려 깊지 못한 부분으로 시청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한 상태. 그동안 드라마들이 얼마나 안일하게 음주를 다뤄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8조에는 방송이 음주·흡연·사행행위·사치·낭비 등의 내용을 다룰 때에는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신중히 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방송가의 교묘한 줄타기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OTT와 유튜브를 통해 흡연과 음주가 스스럼없이 등장하는 가운데,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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