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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김호중 "음주운전" 고백 '너무 늦었다'…국과수에 압색까지 '이럴 일인가' 첫 단추부터 패착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4-05-20 06:00


[SC이슈] 김호중 "음주운전" 고백 '너무 늦었다'…국과수에 압색까지 '이럴 일인가' 첫 단추부터 패착


[SC이슈] 김호중 "음주운전" 고백 '너무 늦었다'…국과수에 압색까지 …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가수 김호중이 결국 뺑소니 사고 당일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평이 나온다. 국과수 감정 결과에 자택 압수수색까지 당했지만 김호중은 공연을 강행했다. 그리고 구속 영장 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고백이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거짓이 꼬리를 물었다. 사고 후 김호중의 매니저가 대신 경찰서에 자수를 했다. 사고 사실이 알려진 14일 소속사는 "매니저가 본인이 처리하겠다며 경찰서로 찾아가 본인이 운전했다고 자수를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호중이 직접 경찰서로 가 조사 및 음주측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 음주는 나오지 않았으며 사고 처리에 대해서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대중이 의구심을 떨쳐내지 않자 소속사 대표가 '총대를 멨다.' 김호중의 친인척이자 소속사 대표는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못박으며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듯하다"며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내가 부탁했다. 이 모든 게 내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국과수의 소변 감정 결과 음주 가능성이 높아졌고 방송가는 손절을 시작했다. 현장을 촬영한 CCTV들이 쏟아져 나왔다. 당일 김호중이 다녀간 유흥주점이 일명 '텐프로'라고 불리는 회원제 '룸싸롱'이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그리고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호중과 소속사 대표의 주거지, 소속사 사무실 그리고 그가 다녀간 유흥업소까지 압수수색을 벌였다.

가장 큰 패착은 공연을 강행한 것. 그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18일 오후 6시 창원에서 예정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를 강행했다. 그는 공연 도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후회라는 단어다"라며 "여러분들도 잠도 못 자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라 본다. 이번 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될 것 같다. 바깥의 김호중이 있고 무대의 김호중이 있는데, 무대의 김호중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이 값비싼 취소 수수료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연을 관람하게 됐다며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19일 공연에서도 "죄송하다"며 "죄는 제가 지었지, 여러분들은 공연을 보러 오신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이상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나보다. 결국 19일 공연을 마치고 음주운전을 인정했다. 김호중은 공식입장을 통해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저는 음주 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소속사도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하여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거듭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사건을 시간순으로 살펴봐도 김호중, 그리고 소속사의 대응은 패착의 연속이다. 물론 김호중이라는 가수의 가치가 상상 이상이기 때문에 본인이나 소속사의 입장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결단을 내리기 보단 어설프게 숨기기에 급급했고 일은 점점 커졌다. 매니저가 대신 자수를 했지만 실패했을 때, 소속사 대표가 '내가 시켰다'고 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을 때라도 포기했어야 했다. 국과수 검사 결과가 나오고 압수수색이 이뤄질 때쯤에는 손해를 무릎쓰고라도 공연을 취소했어야 했다. 그랬어야 대중에게도 김호중에 대한 일말의 동정심이 남아있지 않았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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