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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야한(夜限) 사진관' 주원과 권나라가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았다.
하지만 기주는 망설임없이 사진기를 되돌려 놓았다. 그 선택으로 인해 이승 사진관에서 악귀들의 습격을 막아내고 있었던 봄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사진사의 저주에서도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해가 뜨면 돌아오겠다는 기주는 저승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봄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그를 1년이나 꼬박 기다렸다.
저승에서 정신을 잃은 그를 깨운 건 바로 기주의 귀객이었던 쌍둥이 형 윤해(서우진)였다. 윤해는 생일 선물이라며 그를 망자의 문으로 인도했다. 그렇게 기주는 이승에서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봄과 다시 만났고, 그가 저승에서 돌아온 후 사진관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마침내 평범한 일상을 되찾은 기주는 봄과, 이승에 남기로 한 고대리(유인수)는 지원(이봄소리)과 주어진 오늘을 소중히 살아가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수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로 남을 '용두용미'의 결말이었다.
송현욱 감독이 감각적 연출로 쌓아 올린 생사초월 버라이어티는
마지막으로 '야한(夜限) 사진관'이 남긴 유의미한 메시지는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도 아로새겨졌다. 사진관을 찾는 이들은 바로 내일로 갈 수 없는 망자. 그들은 내일만 좇다가 오늘을 돌아보지 못해 그것이 한으로 남은 자들이었다. 사진관의 귀객으로 찾아왔던 고대리 역시 생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고 일에만 매진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목표하는 인생이 따라올 줄 알았다. 그런데 그가 마주한 건 상사의 갑질로 인한 과로사였고, 남들 다 해 본 걸 하나도 해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열심히 일하는 게 가정을 위하는 것인 줄 알았던 백남구(음문석) 역시 자신이 일에 몰두해 있는 동안 사랑하는 아내 나래(한그루)가 하루하루 외로움 속에 지쳐가고 있던 것을 사진관 귀객으로 찾아와서야 알게 됐다. 기주는 삼촌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주지 못한 것을, 봄은 할머니(김영옥)가 좋아하는 꽃구경을 매번 미뤘던 것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후회했다. 다음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린 것이다. 이렇게 '야한(夜限) 사진관'은 내일만 좇다 오늘을 돌아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부디 오늘을 소중히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이 순간들이 정말 소중한 시간이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일깨우며 아직 오지 않을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황금 같은 시간을 놓치지 말라는 따뜻한 메시지였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