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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내 노래지만 '티어스'를 부를 때마다 너무 힘들다." '?樗曠 언니' 가수 소찬휘가 약한 모습을 보였다.
공연 시간이 되자 언니들은 안대를 쓰고 긴장된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후 안대를 벗었는데,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모습을 보자 울컥했다. 본격적인 공연에서 언니들은 각기 다른 개성의 록 음악으로 풍성한 무대를 펼쳤다. 이지혜가 자우림의 '헤이헤이헤이'로 포문을 열었고, 아이비가 삐삐밴드의 '안녕하세요'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나르샤는 김종서의 '플라스틱 신드롬'으로 록 감성을 발산했다. 늘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초아는 체리필터의 '낭만 고양이'로 불통 트라우마를 벗어던졌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진정으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에 언니들은 "잘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무대 울렁증을 고백한 적이 있는 이영현도 '명불허전' 가창력으로 에메랄드 캐슬의 '발걸음'을 열창했다. 노래를 마친 뒤 이영현은 벅찬 감회에 눈시울을 붉혔고, 이지혜는 두려움을 극복한 이영현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으로 소찬휘가 '티어스'를 부르며 등판, 파워풀한 보이스로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또한 쏟아지는 앵콜 요청에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록 앤드 롤(Rock and Roll)'로 화려한 피날레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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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언니들은 소찬휘의 가수 인생을 따라가며 그 시절 가요계 이야기를 나눴다. 세 명의 오빠들 밑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록에 눈을 떴다는 소찬휘는 1996년 가수 데뷔에 앞서 1988년 기타리스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찬휘는 "나이는 들어가는데 록으로는 아무리 해도 안 되더라"며, "26세에 댄스 가수로 전향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렵게 '헤어지는 기회'(1996)를 발표했지만 문제가 생겨 1년간 활동을 하지 못했고, 1997년 '현명한 선택'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을 만났다.
그러나, 록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었던 소찬휘는 "자작곡으로 채운 3집에서 록 발라드 풍으로 장르를 바꿨다"면서 "그 후 행사가 끊겨 회사로부터 태클을 받았다"고 셀프 폭로했다. 이후, 4집에서 전 국민의 노래방 애창곡이 된 '티어스'를 선보이게 됐지만, "내 노래지만 '티어스'를 부를 때마다 너무 힘들다"라고 솔직하게 덧붙여 짠내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1970년대 신중현과 엽전들부터 1990년대 크라잉넛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록의 계보를 돌아보며, 현재 맥이 끊긴 록 장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소찬휘와 언니들은 최근 화제가 된 태안여중 밴드부의 동아리 홍보 영상을 언급하며, 다시 록의 유행이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찬휘의 6세 연하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소찬휘는 인디 록밴드 '스트릿건즈'에서 콘트라베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로커' 남편에 대해, "방송에서 처음 만났다. '우리나라에 저런 밴드가 있었어?' 하고 놀랐다. 당시 31세였던 남편이 유독 눈에 띄었다"라고 말했다. 결혼 후에는 음악 작업을 함께하는 것은 물론, 아침이면 록 모닝콜을 함께 들으며 기상하는 '록 부부'라고 덧붙여,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그런가 하면 언니들은 소찬휘에게 '록 스피릿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소찬휘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해서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지혜가 시즌2 마지막 게스트로서 덕담까지 요청하자, "'놀던언니'가 시즌3로 당차게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외쳤다. 이에 언니들도 소찬휘의 명언을 빌려 "버티는 자가 이기는 거야, 로큰롤!"이라고 건배사를 하며 시즌2를 마무리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