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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박찬욱 감독의 시리즈이자 로다주(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의 첫 협업인 '동조자'가 베일을 벗었다.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남자 '캡틴' 역의 호아 쉬안데(Hoa Xuande)를 중심으로 1인 4역을 맡아 화제를 모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배우 산드라 오 (Sandra Oh) 등이 출연하며 박찬욱 감독이 공동 쇼러너(co-showrunner)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 갱, 연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박찬욱 감독은 '동조자'를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연출한 이유에 대해 "등장 인물을 하나하나 다 등장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을 하나 하나를 없애지않고 다 등장시키고 매력과 개성을 다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의 애정을 받은 캐릭터는 장군과 클로드. 주인공인 대위에게 두 아버지 같은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매력적인 서사를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감독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자신이 한국에서 '로다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자기가 먼저 말하더라. 원작 소설을 읽고 분석하고 어떻게 각색할지 논의하던 초창기에 떠올린 아이디어다. 소설에도 나오고, 저희 쇼에서는 3화에 등장하는 스테이크 하우스 장면이 있는데, 소설에서 그 장면을 어떻게 각색할지를 논의하다 깨달은 것이, 여기 등장한 한 자리에 모인 백인 남성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주변 인물들, 교수, 영화감독, CIA, 하원의원, 이런 중요한 인물들이 결국은 미국의 시스템, 자본주의, 미국이란 기관을 보여주는 네 개의 얼굴이 뿐이고 결국엔 하나의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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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박찬욱 감독 역시 해당 사건에서는 외부인이었다. 박 감독은 "한국적 요소를 넣어야할 건 없지만, 베트남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거리감이 있다. 이 시대, 이 나라에 대해서 완전히 잘 알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모르지도 않는다. 세대로 보나 인종의 문제로 보나, 어느 정도 알지만 완전히 감정이입해서 동일시하는, 그래서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근현대사의 공통점을 가진 나라의 사람으로서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다. 대위가 그렇게 매몰돼 있는 미국의 대중문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마음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쇼 러너'하기에 적당한 수준의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 저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고 활용하려고 했다"면서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동조자'에 이어 '삼체'까지 최근 인종차별과 시대적 아픔을 다룬 작품들이 대규모 자본을 무기로 제작되는 중이다. 박 감독은 "'삼체' 같은 작품에 거대한 자본이 투자될 수 있던 것에는 시대의 영향이 필수적이다. 왜 그렇게 됐는지는 미국 사회가, 서양 사회가 조금씩 다양한 인종과 문화에 속한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에서 그동안 특정 일부의 집단, 특정한 인종의 이야기만 들려왔다. 대중문화에서. 그런 것에 대한 반성이 너무나 늦었지만, 생기고 있고, 그리고 소수집단이 점점 힘을 가지게 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낼 통로를 찾고 있고, 그런 것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그래서 경제의 논리로 보아서도 이것은 하나의 시장이 된 것이고, 그런 것이 다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우리가 PC한 것에 대해서, 너무 그걸 따져서 피곤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예술 창작에서 그런 것이 항상 좋지만은 않을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의 노력이 이런 기획이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베트남 문화나 언어에 있어서의 철저하게 그것을 수행해야 한다. 대충해서는 안 된다. 이것 대충했다가는 욕먹고 쇼가 망가진다는 인식을 거대한 HBO 같은 네트워크도 정확히 알고 있고, 저보다도 더 이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거기에 쓰는 돈은 절대 아끼려고 하지 않았다. 1억 몇 천만 달러짜리 쇼에 전혀 처음 보는 베트남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제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절반 이상이 베트남어로 연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어찌 보면 놀랍고, 어찌 보면 너무 늦은 그런 일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