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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K-조직, 인간과의 공존 이야기로 글로벌 홀린 '기생수' 연상호 "시즌2 구상 있어" (종합)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4-04-14 09:50


[SC인터뷰] K-조직, 인간과의 공존 이야기로 글로벌 홀린 '기생수'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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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기생수: 더 그레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기생수'를 통해 인간의 공존과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기생수: 더 그레이' 공개 기념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5일 공개된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300개 이상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500만 부 이상을 기록했던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기생수'는 국내 넷플릭스 차트 상위권을 기록 중이며 전세계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글로벌 순위 1위에 오르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기생생물이 자신의 세력 확장을 위해 종교단체라는 조직의 힘을 빌린다는 설정과 관련해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어떤 것들을 발명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모든 것들을 '조직'에 맞추려 노력했다. '강우'도 조직폭력배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고, 기생생물들은 종교단체라는 조직에 속해 있다. '더 그레이' 팀도 사실은 조직이다. 조직이 극 중 '목사'에게 기생해 살아가는 기생생물이 바라보는 인간 세계의 상징성 같은 거라고 생각했고, 전체적으로는 조직과 개인 간 관계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원작 속 메시지인 '공존'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인간과 다른 생명과의 공생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모든 생물은 다른 생물에 '기생'하면서 살아가는데, 이를 다른 개념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기생'이란 단어 역시 결국 '의지'하며 살아간다라는 말과 같지 않을까. 결국 같은 의미를 말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기생수'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표현력에 대한 칭찬도 이어갔다.

먼저 기생생물 '하이디'와의 기묘한 공생을 시작하게 되는 '수인' 역을 맡은 전소니 배우에 대해 "처음에 CG 등을 많이 쓰는 '하이디'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극 초반 병원 신에서 자신에게 처해진 불행에 대해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실제처럼 느껴져서 좋았다. '수인' 캐릭터 자체가 불행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지는 않는데, 잘 표현해 준 것 같다. 후반부에는 '하이디'에 점점 몰입이 되는데 '하이디'가 '수인'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소니 배우가 그런 면을 훌륭한 연기로 표현해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향으로 돌아와 달라진 누나에게 의구심을 품고 사라진 동생의 행방을 쫓는 '강우'역을 맡은 구교환 배우에 대해선 "원작 주인공 '신이치'에게 기생하는 '미기'는 호기심도 많고 재미있지만 '하이디'는 그렇지 않아서, '하이디'와 '수인'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강우' 캐릭터의 경우에 너무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또 너무 껄렁대지도 않는 역할이 필요했다. 구교환 배우가 적재적소에서 그런 연기를 너무 잘 해줬다. 직접 영화를 연출하기도 하니까 표현이나 이런 것들이 디테일하게 표현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생생물 박멸 전담반 '더 그레이' 팀을 이끄는 '준경'역할을 맡은 이정현 배우와 연상호 감독은 두 번째 호흡을 자랑하기도. 연상호 감독은 "기생생물로부터 남편을 잃고 그 모습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기생생물에게 고문을 하며 복수에 나선 캐릭터지만 내면에는 심각한 고통을 감추고 있는 캐릭터가 바로 '준경'"이라면서 "이정현 배우가 과거 가수 시절부터 보여준 광기 같은 것. 그런 광기가 진짜가 아니고 그녀가 쓴 가면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광기를 잘 표현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2에 제작에 대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6회 말미 일본의 톱 배우 스다 마사키가 일본 원작 '기생수'의 주인공 이즈미 신이치로 등장한 것과 관련, 시즌 2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연상호 감은 "원작 '기생수'에서 벌어진 사건이 발생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난 시점이라는 설정 아래 일정 부분 뒷 내용에 대한 구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원작 주인공 '신이치'가 꽤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 6화 엔딩에서는 자신을 "기생생물에 관한 최고 수준의 전문가"라고 소개하는 인물, 일본 배우 스다 마사키가 등장한다. 스다 마사키가 준경 역의 이정현에게 "안녕하세요. 이즈미 신이치입니다"라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과 함께 그의 오른손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은 원작 팬들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이즈미 신이치'란 이름은 원작 만화 '기생수'의 주인공. 오른쪽 팔에 기생생물 '미기'가 붙었고, 그와 함께 인간 사회에 퍼진 기생생물에 맞서게 되는 것이 원작의 주 내용이다.

스다 마사키를 캐스팅하게 된 비화도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스다 마사키가 '기생수' 만화를 엄청 좋아했던 것 같다. 한 회차 정도 촬영을 했는데 그 전에 촬영 현장을 보고 싶다고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또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다. 여느 한국 사람처럼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특히 한국의 치킨 무를 좋아해 직접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상징적인 원작 속 인물을 제대로 소환한 연상호 감독의 '기생수: 더 그레이'가 시즌 2로 원작 팬들 앞에 또다시 나타날 수 있을 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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